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 걸려 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초상화를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치우라고 지시했다.
10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최근 백악관 입구쪽에 있던 오바마 전 대통령의 초상화는 계단 꼭대기쪽으로 옮겨졌다. 해당 구역은 미 비밀경호국 요원과 백악관 직원 등 극히 제한된 일부 인원만 접근이 허용된 공간으로 알려졌다. 일반 방문객의 시야에서 완전히 벗어난 곳으로 오바마 전 대통령의 초상화가 옮겨지게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바마 전 대통령의 초상화를 치운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4월에도 백악관 현관 로비에 걸려 있던 그의 초상화를 떼어내고, 자신이 유세 중 총격을 당하고도 “싸우자”를 외치던 상황을 그린 그림을 걸었다. 논란이 일자 백악관 측은 “단지 몇 피트 떨어진 곳으로 오바마의 초상화를 옮긴 것”이라고 해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전부터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한 강한 적개심을 드러냈었다. 그는 재선 도전에 나선 오바마 전 대통령의 발목을 잡기 위해 출생지 음모론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고, 오바마 전 대통령도 그를 조롱하며 대응했다. 최근에는 오바마 전 대통령과 집권 당시 당국자들이 2016년 대통령 선거 때 반역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전임 대통령의 초상화는 백악관을 방문한 이들이 볼 수 있게 가장 잘 보이는 입구에 배치하는 것이 관행이라고 CNN은 설명했다. 이어 “이번 초상화 재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정치적 라이벌로 인식되는 인물을 모독하는 행위의 연장선”이라고 봤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초상화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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