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AMD ”中수출 대가로 판매수익 15% 美정부 납부”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8월 11일 14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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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자국 기업도 압박…언론 “전례없는 정책”

해당 기사 - 야후 파이낸스 갈무리
해당 기사 - 야후 파이낸스 갈무리
엔비디아와 AMD가 중국에 제품 수출을 허가받는 조건으로 대중(對中) 판매수익의 15%를 미국 정부에 납부하기로 했다. 중국 반도체 공급망과 연계될 경우 자국 기업이라도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전례없는’ 정책 방향이 엿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10일(현지시간) 엔비디아와 AMD가 각각 중국 수출용인 인공지능(AI) 칩인 H20와 MI308의 판매수익 15%를 미국 정부에 지급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두 회사는 대중 수출 허용을 조건으로 트럼프 행정부와 이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AMD는 FT의 확인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으며, 엔비디아는 “우리는 미국 정부가 세계 시장 참여를 위해 설정한 규칙을 준수한다”고 밝혔다.

앞서 FT는 8일 수출 통제를 관장하는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이 엔비디아에 수출 허가를 발급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6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수출 허가 문제를 논의한 지 이틀만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을 위해 성능을 낮춰 설계한 H20 칩의 수출을 금지했다가, 지난달 입장을 바꿔 수출 재개를 허용했다. 그러나 미 상무부의 H20 칩 수출 허가 발급이 지연돼 대중국 판매가 이뤄지지는 않았다. FT는 “미국 기업이 수출 허가를 받기 위해 매출의 일부를 정부에 내기로 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이번 거래는 ‘관세’를 고리로 국내 투자를 유도해 일자리를 유치하려는 트럼프 정부의 (협상) 패턴과 일치한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과 연계된 자국 빅테크 기업에 대한 압박을 공개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립부 탄 인텔 CEO에 “즉시 회사를 떠나야 한다”고 비판했는데, 이에 탄 CEO가 11일(현지시간) 백악관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탄 CEO는 말레이시아 출신으로, 미국 시민권을 보유하고 있는 말레이시아계 미국인이다. 그러나 미국 공화당은 “탄이 중국 기업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주장하며 비판을 이어나가고 있다. 실제 탄은 직접 또는 벤처 펀드를 통해 중국 군부와 관련된 일부 기업을 포함, 여러 중국 기업에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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