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軍, 잦은 지도부 숙청으로 전력 약화 가능성”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8월 12일 03시 00분


코멘트

중앙군사위 7명중 3명 낙마해 공석
외신 “시진핑에 대한 신뢰 약화 초래
대만 봉쇄 등 작전때 주저할 수도”

시진핑(習近平·사진) 중국 국가주석이 당·정·군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 작업을 이어 가고 있는 가운데 인민해방군이 지도부의 잦은 교체 속에 전력 약화 가능성에 직면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0일 보도했다. 이 와중에 시 주석이 2032년까지 4연임을 추구하고 있고, 그의 후계 구도를 둘러싼 불확실성 또한 커질 것이라고 미국 외교매체 포린어페어스(FA)가 분석했다.

NYT에 따르면 인민해방군을 통제하는 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는 현재 위원회에 참여하는 7명 중 3명이 비리 연루 등을 이유로 사실상 공석이다. 특히 올 3월 이후 종적을 감춘 허웨이둥(何衛東)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비리로 낙마한 먀오화(苗華) 전 중앙군사위원회 주임은 시 주석이 직접 발탁한 측근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여전하다.

시 주석 측근의 낙마는 인민해방군 개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시 주석의 군 장악력이 예전 같지 않음을 보여 준다는 시각도 있다. 그간 인민해방군은 시 주석의 장기 집권을 가능케 한 원동력이자 장기 집권에 대한 비판을 차단해 주는 기능을 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군부 주요 인사에 대한 숙청은 시 주석과 군 수뇌부에 대한 신뢰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NYT는 내다봤다. 유사시 인민해방군이 대규모 군사 행동에 나서는 데 주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 핵무기 전문가인 테일러 프래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대만 봉쇄 등 미국의 개입 가능성이 있는 고강도 군사 작전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FA는 최신호(2025년 9·10월호)에서 중국이 최근 10년간의 ‘권력 공고화’ 시대를 지나 ‘후계자 승계’라는 위험한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이 글을 작성한 타일러 조스트 미국 브라운대 교수(정책학), 대니얼 매팅리 예일대 교수(정치학)는 “시 주석이 건강에 문제가 없다면 최소 한 번 더 임기를 수행할 것”이라면서도 “시 주석과 같은 강력한 지도자가 떠난 뒤 후계자를 선정하는 과정은 특히 혼란이 많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중국 최고 지도부에 해당하는 정치국 상무위원 7명 가운데 리창(李强·66) 총리, 차이치(蔡奇·70) 중국공산당 중앙서기처 제1서기 등은 이미 적지 않은 나이여서 시 주석이 2032년까지 집권한다고 가정할 때 후계자를 맡기기 어렵다. 이에 따라 시 주석이 나이가 많은 과도기적 지도자를 세우거나 경력이 부족한 인물을 발탁해야 하는데 모두 상당한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두 교수는 시 주석이 본인의 집권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대만 통일이라는 군사 도박에 나설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중국#시진핑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