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불발 밑밥까는 트럼프 “15일 푸틴과 회담은 탐색전”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8월 12일 16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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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휴전 결정 내가 내리지 않아”
영토 교환 제안, 우크라 강하게 반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 알래스카주에서 열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 회담을 4일 앞둔 11일 이번 회담을 ‘탐색전(feel-out meeting)’으로 규정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 결정을 “내가 내리는 것이 아니다(It’s not up to me to make a deal)”라고도 했다.

이는 그가 앞서 8일 회담 사실을 공개하며 “휴전 합의가 임박했다”고 낙관했던 것과 큰 차이가 있다. 휴전에 미온적인 푸틴 대통령을 설득하지 못해 회담이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할 수 있음을 사전에 대비하려는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취재진에게 이번 회담의 성격을 “서로를 파악하는 자리”라며 “아마 첫 2분 안에 (휴전) 합의가 가능한 지 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자신이 회담장을 떠나며 푸틴 대통령에게 “행운을 빈다”고 할 수도 있고 그게 끝일 수도 있다며 협상 결렬 가능성도 내비쳤다.

그는 또 회담에 전쟁 당사자인 우크라이나는 초청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회담 직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유럽 주요국 지도자에게 전화를 걸어 회담 내용을 알려주겠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일부 영토 교환이 있을 것이고 일부 영토 변경도 있을 것”이라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일정 부분 영토를 포기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를 두고 영국 더타임스는 러시아가 전쟁 발발 후 점령한 흑해, 아조우해 일부 지역을 거론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러시아는 아조우해의 거점 도시인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마리우폴을 전쟁 초기 장악했다.

다만 러시아는 현재 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헤르손주 4개 지역의 70~80% 이상을 점령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 지역을 반드시 러시아 영토로 편입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4개 주의 대부분을 러시아에게 넘겨주고 마리우폴 등 일부 지역만 우크라이나가 돌려받는다 해도 우크라이나로선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영토 포기에 부정적인 젤렌스키 대통령을 향해 “좀 거슬린다(bothered). 그와 잘 지내지만 (영토 포기 사안에는) 아주, 아주 의견이 다르다”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X’에 “영토 포기로 살인자(푸틴)를 설득할 수 없다”며 영토 양보를 전제로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 방식에 불만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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