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악화’ 통계 발표 국장 해고뒤
“美번영 정직한 숫자 보장할 사람”
헤리티지재단 출신 앤토니 지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 노동부 산하 고용통계국(BLS)의 신임 국장으로 보수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E J 앤토니(38·사진)를 지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용 현황이 나빠졌다는 통계가 나온 1일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발탁한 에리카 매컨타퍼 전 BLS 국장을 전격 해고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대통령이 고용, 임금, 물가 등 핵심 경제지표를 관리하는 자리에 측근을 배치하려 한다고 논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앤토니 후보자의 지명 사실을 밝히며 “(고용) 수치가 정직하고 정확하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하에서 미국 경제는 번영하고 있다”며 매컨타퍼 전 국장이 고용 지표를 ‘조작’했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앤토니 후보자가 취임하려면 상원 인준이 필요하다. 집권 공화당이 상원 100석 중 53석을 차지하고 있어 인준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앤토니 후보자는 매컨타퍼 전 국장이 해고된 직후 소셜미디어 ‘X’에 “고용 데이터를 수집, 처리, 배포하는 더 나은 방법이 있다. 이는 차기 BLS 국장의 임무”라며 “정확한 데이터를 적시에 일관되게 전달해야만 잃어버린 신뢰를 재건할 수 있다”고 썼다.
그는 노던일리노이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노동경제, 재정 및 통화정책 등을 주로 연구했다. 지난해 대선 당시 헤리티지재단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국정 과제를 정리한 ‘프로젝트 2025’를 발간할 때도 관여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이 설립한 경제단체 ‘번영을위한위원회(the Committee to Unleash Prosperity)’에도 속해 있다.
1일 노동부는 앞서 발표한 5월 비농업 일자리 수를 기존 14만4000개에서 1만9000개로 대폭 낮췄다. 6월 증가 폭 역시 14만7000개에서 1만4000개로 하향했다. 두 달간 25만8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사기’라고 강하게 반발하며 매컨타퍼 전 국장을 쫓아냈다. 7월 비농업 일자리 수도 7만3000개로 월가 예상치(11만 개)를 크게 밑돌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금리 인하 요구에 미온적인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사퇴를 압박하고 매컨타퍼 전 국장을 해임하는 트럼프 대통령 아래에서 자유시장 경제의 대표국인 미국이 중국식 국가자본주의 국가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연준, BLS처럼 정치적 영향에서 자유로워야 할 독립 기관이 외풍에 흔들리면 신뢰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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