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의 분수령이 될 15일 미·러 회담을 앞두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경고장’을 날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 케네디센터에서 열린 행사에서 ‘푸틴 대통령이 회담 이후에도 전쟁을 중단하지 않으면 러시아가 그에 따른 결과에 직면할 것이냐’는 언론 질의에 “매우 심각한 결과(very severe consequences)”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참여한 2차 회담이 성사되길 바란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첫 번째 회담(미·러 회담)보다 더 생산적인 두 번째 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두 번째 회담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종전 거부에 대한 결과가 제재 혹은 관세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굳이 말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젤렌스키 대통령, 유럽 주요국 정상들과 화상회의를 한 이후에 나온 것이다. 유럽 국가들은 미국과 러시아 회담에 우크라이나를 참석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유럽을 비롯한 일부 국가들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영토를 러시아에 건네며 전쟁을 끝낼 것이라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화상회의 이후 “영토 양보에 대한 모든 결정은 우크라이나가 내려야 할 것”이라며 “(오늘 화상회의에서) 영토 교환 계획은 없었다”고 말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역시 “2차 회담이 열리는 대로 우크라이나가 협상 테이블에 참여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의 조건으로 우크라이나 동부 영토를 러시아에 건네는 방안에 합의할 경우 우크라이나와 유럽 국가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친(親)러시아 진영 국가인 헝가리의 오르반 빅토르 총리는 “러시아가 이미 전쟁에 승리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미·러 회담이 전쟁 종식을 위한 목적이 아닌 미러 양국 경제협력의 주요 의제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내놓고 있다. 러시아 비영리단체 ‘창의적 외교’ 소장인 나탈리야 부를리노바는 이날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에 “우크라이나는 (회담의) 명분일 뿐이고, 실제로는 미국과 러시아에 가장 중요한 전략적 의제가 패키지로 논의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수십 년간 지정학적 중심 무대가 될 수 있는 북극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러 회담 회의론에 대해 “우리는 모든 영역에서 승리하고 있다”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언급했다. 그는 “(미·러 회담 회의론을 펼치는)가짜뉴스들은 내가 러시아와의 합의의 일부로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공짜로 얻는다고 해도 내가 나쁜 합의를 했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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