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난민 치료 받으러 美 입국… 잠재적 테러범 될수도, 비자 중단”
SNS에 글 하루만에 전격 조치
미국 국무부가 16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의 방문 비자 발급을 즉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성 지지자 겸 측근인 극우 성향 인플루언서 로라 루머(32·사진)가 15일 “비자 발급 중단”을 촉구한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유대계인 루머는 반(反)이슬람, 반이민 성향이 강하며 “2001년 9·11테러는 미국 정부의 자작극”이라는 음모론을 퍼뜨린 인물이다.
국무부는 이날 소셜미디어 ‘X’에 “가자지구 출신 개인에 대한 모든 방문 비자 발급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2023년 10월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이 발발한 후 중상을 입은 팔레스타인 주민과 어린이들이 주로 ‘B1’ ‘B2’ 비자를 통해 미국에 입국해 치료를 받았다. 두 비자는 외국인이 미국의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며 최대 6개월까지 체류가 가능하다.
루머는 15일 X에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미국에서 치료받을 수 있는 비자를 발급받아 미국에 입국하고 있다. 이슬람 이민자 입국은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잠재적 테러범이 될 수 있다”며 해당 비자의 발급을 승인한 국무부 직원을 해고하라고까지 요구했다.
루머는 국무부의 발표 직후 X에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얼마나 일을 빨리 처리하는지 알게 됐다. 조 바이든 전 행정부 시절 미국에 입국한 가자 주민들을 즉각 추방하라”며 반겼다.
그는 1993년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태어났고 극우 단체 ‘프로젝트베리타스’ 등에서 활동했다. 지난해 대선 당시 공식적인 직책이 없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전용기를 탔고 각종 대선 행사에 동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와의 TV토론 당시 “카리브해 아이티의 일부 이민자가 개,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을 잡아먹는다”고 발언해 큰 논란을 불렀을 때도 이 발언 뒤에 루머가 있다는 언론 보도가 잇따랐다. AP통신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올 4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직원 일부를 ‘충성심 부족’을 이유로 해고했을 때도 루머가 입김을 행사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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