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토변경 논의, 러 점령못한 곳은 안돼”
푸틴에 회담 압박…“영토는 정상간 논의”
도네츠크 전투 격화…하루 간 27회 공방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의 협상 개시 조건인 ‘도네츠크 포기’를 일축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17일(현지 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만난 뒤 “러시아 침략을 종식시키기 위한 평화협정의 일환으로 영토 변경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됐지만, 모스크바군이 점령하지 않은 지역은 내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모스크바군이 점령하지 않은 지역’이란 러시아가 양도를 요구한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지역 중 우크라이나가 사수하고 있는 도네츠크 서부 약 9000㎢을 가리킨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에게는 진정한 협상이 필요하다”며 “현재의 최전선에서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 ‘접촉선(contact line)’이 대화하기에 가장 좋은 지점”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참석하는 3자 정상회담 개최를 촉구했다. 러시아 측은 3자 회담에 대해 확답하지 않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영토 문제는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미국, 러시아 3자 회담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정상이 논의해야 한다”며 “러시아는 지금까지 3자 회담에 대한 신호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거부할 경우 새로운 제재가 뒤따를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그는 소셜미디어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가능한 한 빨리 학살을 중단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논의했다”며 조기 휴전의 필요성도 재차 언급했다.
우크라이나와 유럽은 러시아가 ‘전면 휴전’을 수용할 것을 촉구해왔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15일 알래스카 회담을 기점으로 러시아 측 주장인 ‘협상 우선 개시’로 선회하면서 난관에 봉착했다.
한편 러시아는 도네츠크 등에 대한 공세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고 우크라이나 매체는 전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17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역에 드론·미사일 공습을 가해 민간인 5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사망자 5명은 모두 도네츠크에서 나왔다. 우크린폼에 따르면 도네츠크 서부로 통하는 길목인 포크로우스크 지역에서는 하루 동안 27차례 공방이 이어지는 등 전투가 격화되고 있다.
부상자는 도네츠크, 북부 하르키우, 남부 헤르손 등 접경 지대 전역에서 발생했다. 하르키우 당국은 “모스크바의 모든 표적이 민간인이었다”고 주장했다. 자포리자에서도 민간인 청소년 사망이 보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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