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서 니캅을 쓴 여성으로 신분을 위조한 남성이 결혼식 도중 정체가 들통나 경찰에 체포됐다. 사진=인도네시아 카탈술셀.
인도네시아에서 니캅을 쓴 여성으로 신분을 위조한 남성이 결혼식 도중 정체가 들통나 경찰에 체포됐다. 이 여장 남성은 교제 기간 중 남성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돈을 요구해 3000만 루피아(약 260만 원)를 받아 챙겼다.
18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카탈술셀·텔리식 등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사기 혐의로 A 씨(25)를 조사하고 있다.
A 씨와 피해자 B 씨(27)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알고 지내기 시작했다. 둘은 연락을 주고받으며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
당시 A 씨는 자신의 계정 프로필에 니캅을 쓴 여성의 사진을 게시하고 여성 이름을 쓰며 가짜 신원을 사용하고 있었다. 영상통화를 할 때도 늘 니캅을 착용했다. 니캅은 눈만 내놓고 얼굴 전체를 가리는 형태의 베일로, 이슬람 문화권에서 여성이 착용한다.
A 씨는 B 씨에게 여러 번 금전적 도움을 요청해 총 3000만 루피아를 송금받았다. 이때 자신이 고아라고 주장하며 B 씨에게 동정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교제 기간 동안 둘은 실제로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다. B 씨가 A 씨를 만나기 위해 지난달 30일 A 씨가 사는 마을로 찾아갔지만 만날 수 없었다. 가족을 소개해 주겠다는 A 씨의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다.
이후 둘은 결혼식을 올리기로 했다. 지난 12일 열린 결혼식에서 혼인 성사 의식을 앞두고 주례가 신분증을 요구했지만 A 씨가 제출하지 못하자, B 씨의 가족은 의심을 품고 니캅을 벗으라고 요구했다. 실랑이 끝에 니캅이 벗겨지면서 A 씨가 남성이라는 사실이 결국 들통났다.
오후 5시쯤 경찰이 출동했을 때 A 씨는 손이 묶인 상태였다. 격분한 피해자 가족들로 인해 현장에서는 혼란스러운 상황이 이어졌고, 결국 지원 인력이 도착한 뒤인 오후 11시 30분쯤 A 씨는 경찰에 체포돼 경찰서로 이송됐다.
A 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여성으로 위장했다는 사실, B 씨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경찰은 범행 동기와 다른 피해자의 존재 여부 등을 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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