훗카이도 샷포르 지역 산에서 도심으로 내려온 곰. 기사와 상관없는 이미지. 삿포로=AP 뉴시스
일본 훗카이도에서 산행을 하던 20대 남성이 불곰에 물려 숲속으로 끌려간 뒤 시신으로 발견됐다. 최근 일본에서는 곰의 도심 출몰과 습격 사례가 잇따라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18일 NHK에 따르면 지난 14일 홋카이도 동부 라우스다케산에서 소다 게이스케(26)가 하산 도중 불곰의 습격을 받았다.
■ “곰이 허벅지 물고 끌고 갔다”…친구 눈앞에서 벌어진 참변
소다는 친구보다 약 200m 앞서 걷고 있었고, 갑자기 비명을 지른 뒤 곰에게 허벅지를 물린 채 숲속으로 끌려갔다. 동행한 친구가 곰을 쫓았지만 끝내 막지 못했다.
구조대는 이튿날 시신을 수습했는데, 하반신이 크게 훼손된 상태였다. 경찰은 사망 원인을 다발성 외상으로 인한 출혈로 발표했다. 수색 과정에서 곰 3마리가 사살됐으며, 공격에 가담한 곰이 포함됐는지 확인 중이다.
당국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해당 등산로를 폐쇄하고 입산 통제 명령을 내렸다.
■ 최근 일본, 곰 습격 잇따라…도심까지 출몰
곰이 많이 서식하는 훗카이도에서는 최근 인명 피해 사례가 급격히 늘고 있다.
지난 12일 홋카이도 후쿠시마초에서는 70대 신문 배달원이 길이 2m가 넘는 불곰의 습격으로 사망했다. 10일에도 68세 등산객이 성체 곰과 새끼 2마리를 마주쳐 가까스로 도망쳤다.
불곰은 원래 깊은 산속에 서식하지만, 최근에는 먹이를 찾아 민가와 도심까지 내려오는 경우가 빈번하다.
일본 환경성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곰 목격 건수는 1만9000건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불과 몇 년 전 연간 6000~7000건 수준과 비교해 급격히 증가한 수치다.
■ 대책은…“곰 퇴치 스프레이·입산 규제 강화 필요”
전문가들은 곰과 조우할 가능성이 높은 등산객과 주민들에게 곰 퇴치용 스프레이 휴대를 강력히 권고한다.
또한 지방자치단체는 곰 출몰 빈도가 높은 지역에 경고 표지판 설치·입산 규제 강화·곰 포획 확대 등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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