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제33차 한일포럼 기자회견. (좌측부터) 장제국 한일포럼 대표간사, 유명환 한일포럼 회장, 나가미네 야스마사 일한포럼 의장대행, 소에야 요시히데 일한포럼 대표간사. 2025.08.20. (한국국제교류재단 제공)
1993년부터 이어져 온 한일 양국 민간 고위급 대화 채널인 한일포럼에서 ‘미래 협력’에 방점을 둔 공동성명이 채택됐다.
20일 오후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제33차 한일포럼에서 양측 참석자 60여 명은 정치 정세와 한일 관계, 트럼프 2기의 동북아 정세, 양국 경제 협력 등 다양한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특히 양측은 지난 2014년 이후 11년 만에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이는 올해가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이고, 오는 24일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그 상징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공동성명에는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 한미일·한일중·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등 다자 협력 강화 △공급망·무역 마찰·신보호주의 대응을 위한 공동 노력 △인공지능(AI)·바이오·에너지·탄소중립 등 신성장 분야 협력 △문화·인적 교류 확대 △역사 문제 극복을 위한 상호 존중 등 ‘5대 제안’이 담겼다.
특히 포럼 참석자들은 경제 협력과 무역 질서 안정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
한일포럼 회장인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2기 출범과 미중 전략 경쟁 등 국제 정세가 급변하는 가운데, 한일 양국의 긴밀한 협력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그는 “세계 경제 체제가 재편되는 상황에서 한일 양국은 규범 기반의 자유무역질서를 유지하는 데 있어 공동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면서 “이번 포럼에서는 한국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조기 가입 필요성에 대해 양국 참석자들 모두 공감했다”라고 했다.
나가미네 야스마사 한일포럼 의장 대리(전 주한일본대사)도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관세와 안보 문제에서 한국과 일본은 사실상 같은 입장에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양국은 더 긴밀히 소통하며 안보와 경제를 포함한 전방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포럼에서 한국의 CPTPP 조기 가입 필요성에 대해 양국 모두 공감했으며, 일본 역시 한국의 참여를 반대하지 않고 적극 협조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CPTPP는 일본을 비롯한 12개국이 참여하는 소다자주의 통상질서로 일반적인 자유무역협정(FTA) 보다 높은 시장 개방 수준을 보인다. 한국 가입 시 공급망 안정과 경제 협상력 제고가 기대되고 있다.
한편 지난 1993년 김영삼 대통령과 호소카와 모리히로 총리 간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발족한 한일포럼은 민간 차원에서 양국 간 폭넓고 지속적인 대화를 촉진하기 위해 매년 양국에서 번갈아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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