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부부 없어서 못 사”…짝퉁 ‘라푸푸’로 번지는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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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부부, 블라인드 박스 전략과 미니 신제품으로 성장 가속
CNN “中 짝퉁 대국이 자국 IP는 철저 보호, 아이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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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달러짜리 털복숭이 캐릭터 인형 ‘라부부’를 구하기 위해 밤새 줄을 서거나 리셀러에게 웃돈을 얹어 사는 대신, 20달러 짜리에 불과한 가짜 ‘라푸푸’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24일(현지 시간) CNN이 보도했다.

라푸푸는 정품 라부부보다 크기가 작고 손과 얼굴 색이 다르지만, 특유의 장난스러운 웃음과 부드러운 털은 그대로다. 플로리다주에 사는 조슬린 차모로는 “진짜 라부부를 구하는 건 마치 ‘헝거게임’ 같다”며 “라푸푸는 진품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귀엽다”고 말했다.

라부부를 제작하는 중국 완구업체 팝마트는 2016년 국제 상표 등록을 완료했고, 2019년에는 미국 특허상표청(USPTO)에 상표를 올려 미국 내 권리도 확보했다. 중국 당국은 세관 단속을 통해 짝퉁 라푸푸 인형을 대거 압수하고 있다.

CNN은 “세계 위조품의 45%가 중국산일 만큼 ‘짝퉁 대국’으로 불리는 중국이 자국 IP(지식재산) 만큼은 철저히 보호하는 모습이 아니러니하다”고 전했다.

라부부는 원래 동화 속 캐릭터였지만, 지금은 중국을 대표하는 캐릭터 상품으로 성장했다. 소비자 트렌드 분석가 마크 태너는 “라부부의 성공은 우연이 아니다. 중국 기업들은 서구 경쟁사보다 더 빠른 속도로 제품을 개발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블라인드 박스’ 전략이 현대적 소비 방식과 맞물려 인기를 극대화했다는 분석이다. 이는 소비자가 상자를 열기 전까지 어떤 제품인지 알 수 없는 형태의 판매 방식으로, 특정한 시리즈 제품을 수집하려는 소비자들의 반복 구매를 유도할 수 있다.

태너는 “소비자는 선택할 필요가 없다”며 “알고리즘이 모든 걸 대신해주고, 라부부를 사면 자동으로 경험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팝마트는 올해 들어서만 전 세계에 50개 매장을 열었다. 지난해 기준 39%인 해외 매출 비중은 2034년 70%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팝마트 CEO(최고경영자) 왕닝은 최근 초소형 라부부 출시를 예고했다. 일본 ‘소니엔젤’처럼 기기에 걸 수 있는 미니 피규어로, 이르면 이번 주 판매될 예정이다.

한편 팝마트의 상반기 매출은 139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4% 급증했고, 순이익은 460억 위안으로 397% 상승했다. 라부부 인기에 힙입어 홍콩 증시에 상장된 팝마트 주가는 지난 1년간 570% 상승해 전 세계 완구 회사 중 시총 1위에 올랐다. 시총은 트랜스포머 등을 만드는 해즈브로와 바비인형으로 유명한 마텔의 시총을 합친 것보다 두 배 이상 큰 규모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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