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러-우크라 정상, 만날 수도 아닐 수도”

  • 동아일보

코멘트

양자회담 자신하다 모호한 대답
“두 정상 서로 싫어하는 감정 커”
폴란드 대통령, 피란민 지원 거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상이) 만날지 모르겠다. 만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이재명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 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양자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앞서 15일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조만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양자 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자신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중재자 역할에서 발을 빼는 듯한 모양새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 회견에서 미국 취재진은 한국 관련 의제가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협상 전망에 관한 질문을 가장 먼저 던졌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며 “두 정상 사이에 싫어하는 감정이 상당한 것 같다. 그것을 해결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 미국-러시아-우크라이나의 3자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는 “내가 참여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두고 봐야겠지만 두 사람이 먼저 차이를 해소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빠르면 이번 주 후반에 미국과 고위급 회담을 갖고 러시아와의 직접 협상 가능성을 타진할 뜻을 밝혔다. 그는 25일 수도 키이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쟁 중재 협상에 관여한) 키스 켈로그 백악관 중동 특사와 만나 러시아 측과의 회의를 주제로 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러시아는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여전히 부정적이다.

한편 같은 날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의 카롤 나브로츠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피란민 지원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며 “‘손님(피란민)’보다 우리 국민이 더 열악한 대접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폴란드 정부는 100만 명에 달하는 우크라이나 피란민 가족에게 자녀 1인당 월 800즈워티(약 30만 원)의 아동 수당을 지급해 왔다. 이를 내년 3월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극우 성향인 나브로츠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지원 연장이 무산된 것이다. 나브로츠키 대통령은 강경한 ‘폴란드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유럽 통합을 지향하는 독일 등 주변국과 갈등을 겪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중재 협상#미국-러시아-우크라이나#3자 정상회담#폴란드 우선주의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