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5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정책 연설을 하고 있다. 2025.08.25 워싱턴=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더이상 한국이 ‘안미경중(安美經中·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노선을 이어갈 수 없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가 “미국의 세계 전략 아래 한국의 국익이 종속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글로벌타임스는 27일자 사설에서 “한국은 세계 질서가 유례없이 격변하는 시기에 전략적 자율성을 유지하고 확대할 수 있을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외면하고 있다”고 했다.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미국의 전략에 끌려간다면 결국 한국의 국익이 미국의 세계 전략에 종속될 수 밖에 없다는 것.
그러면서 미국의 대(對)중 경제와 디커플링(탈동조화) 전략에 대해 “자국의 세계 패권 유지를 위한 것일 뿐 동맹국의 안보나 경제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매체는 이어 “경제적 이익이 희생된다면 국가 안보 역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점을 한국의 정치·경제 지도자들이 고민해야할 것”이라고 했다.
글로벌타임스는 기존 한국의 안미경중 전략이 강대국 경쟁 속에서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실용적인 전략이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언급하며 한국이 추구한 ‘안미’가 역설적으로 한국에 진정한 안보를 가져다주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사드 배치는 한반도 핵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을뿐더러 중국과의 관계를 심각하게 훼손했고 한반도 긴장 역시 더욱 고조됐다”고 전했다.
이재명 정부가 미국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따를 경우 한국의 안보에 오히려 악영향이 될 수 있다는 경고성 메시지도 내놨다. 글로벌타임스는 “한국이 반도체, 공급망, 대만, 남중국해 등 중국의 핵심 이익과 관련된 문제에서 워싱턴의 지시에 따라 중국을 견제한다면, 이는 자국의 운명을 위험한 전차에 묶어버리는 것과 다름없다”고 전했다. 이어 “뗄레야 뗄 수 없는 이웃(중국)과 평화롭고 좋은 관계를 지켜나가는 것이야말로 한국 안보 전략의 핵심 초석이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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