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년 전 나치가 훔친 명화, 아르헨 주택매물 광고에 우연히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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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명 온 나치 장교 딸이 소유한 주택…당국 현장 수색에선 못찾아

25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의 해변 휴양지 마르델플라타의 매물 주택 광고 사진에 등장한 17세기 그림 ‘여인의 초상’. 출처=엑스(X)
25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의 해변 휴양지 마르델플라타의 매물 주택 광고 사진에 등장한 17세기 그림 ‘여인의 초상’. 출처=엑스(X)
나치 독일이 훔친 것으로 알려진 17세기 그림이 아르헨티나의 한 주택 매물 광고에 우연히 등장했다 다시 사라졌다.

AFP통신에 따르면 지난 25일(현지시간) 문제의 그림을 추적해 온 네덜란드의 AD 신문 취재진은 아르헨티나의 해변 휴양지 마르델플라타의 매물 주택 사진에서 해당 그림을 확인했다. 사진에서 금색 테두리의 액자에 담긴 그림은 거실 녹색 소파 위 벽에 걸려 있었다.

‘여인의 초상’이라는 이름의 이 그림은 이탈리아 바로크 초상화가 주세페 기슬란디(1655~1743년)가 그린 것으로 추정된다.

여인의 초상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암스테르담의 유대인 미술품 수집가인 자크 고드스티커로부터 도난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림은 국제 실종 예술품 목록에 등재돼 있으며 네덜란드 문화유산청 역시 이 그림을 실종 작품으로 등록했다.

AD 보도 이후 아르헨티나의 카를로스 마르티네스 검사는 해당 주택의 수색을 명령했다. 26일 수색을 진행한 이후 그는 기자들에게 “그림은 사라졌다”면서 “카빈과 32구경 리볼버 권총만 압수했다”고 밝혔다.

해당 주택은 부동산 중개업체 웹사이트에서 삭제됐고 이 업체는 AFP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국제경찰기구(인터폴) 또한 그림의 행방을 추적하는 데 협조하고 있다.

이 주택은 나치 독일 친위대(SS) 소속 고위 장교로 전쟁 이후 아르헨티나로 망명을 온 프리드리히 카드기엔의 딸인 파트리시아 카드기엔이 소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파트리시아는 이 문제로 기소되지 않았다. 그의 변호사는 지역 언론에 파트리시아와 남편이 당국에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드스티커는 16~17세기 이탈리아 및 네덜란드 거장들의 미술 작품을 거래하면서 1000점 이상의 작품을 모았다. 그는 1940년 나치가 네덜란드를 침공하고 며칠 뒤 영국으로 탈출하던 중 배에서 추락해 사망했다.

그의 작품들은 나치 독일의 2인자였던 헤르만 괴링 등 고위 관리들이 나눠 가졌다. 전쟁 후 네덜란드 정부는 약 300점을 회수했으며 대부분 고드스티커의 유족에 돌려줬다.

고드스티커의 며느리인 마레이 핸드폰 자허(81)는 AD 신문에 “나는 1990년대 후반부터 시아버지의 미술품을 찾기 시작했으며 오늘까지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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