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러 도움으로 핵무력 5개년 계획 큰 진전”-WP

  • 뉴시스(신문)

코멘트

2021 발표 때 전문가들 성공 가능성 의심했으나
‘우크라 전쟁 행운’으로 러 전폭적인 기술 지원
탄두 소형화, 다탄두 마시일, 핵잠수함 등 개발 속도

ⓒ뉴시스
다음달 3일 중국 열병식에 참석하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첨단 무기들을 모두 둘러볼 전망이다.

이번 방문은 블라디미르 푸틴의 도움을 받아 군사력 강화를 추진해온 김정은이 새로운 영감을 받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김정은은 지난 2021년 1월 핵무력 강화 5개년 계획을 발표했으나 당시는 실현 가능성이 약하다는 평을 받았다.

그러나 내년 1월의 계획 완료 시한이 다가오는 지금 전문가들이 김정은이 놀라운 진전을 이룬 것으로 평가한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2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김정은은 시기적으로 크게 운이 좋았다. 5개년 계획 발표 1년 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를 도약시켰다.

미 랜드연구소 브루스 베넷 북한 군사 전문가는 “2021년 발표에 대부분 한두 가지 정도만 가능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김정은이 예상보다 훨씬 앞서나갔다. 러시아의 도움이 컸다”고 말했다.

북한은 포탄이 부족한 러시아에 수백 만 발의 포탄을 지원하고 수천 명의 병력을 파견했고 러시아는 무기 기술과 경제 지원으로 보답해왔다.

이는 북한이 더 이상 미국과 핵협상에 연연할 필요가 없어졌음을 의미한다.

다만 북한의 능력은 여전히 많은 것이 확실하게 드러나 있지 않다.

북한은 2017년 이후 핵실험을 하지 않았으며 핵미사일 전문가 밴 밴 디픈은 2021년 이후 북한의 무기 실험 결과가 성공과 실패가 섞여 있거나 검증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다만 실패한 미사일 시험 발사도 북한에게 미사일 성능을 개선할 기회가 되는 것이 사실이다.

밴 디픈은 북한이 “다각화된, 따라서 생존 가능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과시하고 싶어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공격을 견디는 것은 물론 핵보복 능력이 있음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북한은 핵무력 강화 5개년 계획을 발표한 이래 다음과 같은 발전을 이룬 것으로 평가된다.

◆다양한 핵탄두

10년 넘게 탄두 소형화를 위해 노력해온 북한이 지난 2023년 3월 전술핵탄두 화산-31을 공개했다.

지름이 50cm가 안 되는 이 탄두는 소형화 노력이 상당한 정도 진전되고 있음을 시사헸다.

북한은 그러나 이 탄두로 핵실험을 한 적이 없다.

또 탄두를 탑재한 미사일이 지구 대기권 재진입 과정의 극한 조건을 이겨내는 기술을 개발했다는 증거도 아직 없다.

북한은 초대형 “수소 폭탄”도 개발해왔으나 현재의 개발 수준은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2017년 수소폭탄 핵실험을 했으며 당시 규모 6.3의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측정돼 개발에 성공했음을 추정케 한다.

일부에선 북한이 중국의 경고 때문에 추가로 핵실험을 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한다.

그러나 북한은 무기급 우라늄 생산을 계속해 빠르게 비축량을 늘려왔다.

◆다탄두 미사일

북한은 지난 4년 동안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한국과 일본을 겨냥한 단거리 “전술” 미사일을 여러 차례 시험 발사해왔다.

또 지난 2023년 군사정찰위성도 궤도에 올리는데 성공했다. 푸틴이 공개적으로 돕겠다고 밝힌 뒤다.

북한은 현재 다탄두 독립재진입체(MIRV) ICBM을 개발하고 있다. 서방의 미사일 방어 체계를 압도하려는 의도다.

지난해 6월 다탄두 미사일 시험발사에서 북한은 3개의 독립 표적 조준 탄두와 중거리탄도미사일 미끼를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한국군은 발사 후 추진체가 공중 폭발한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밴 디픈은 시험발사가 충분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김정은이 생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도움을 받으면 북한이 빠르게 MIRV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평가한다.

◆핵추진 잠수함

지난 3월 김정은이 핵추진 잠수함의 선체를 공개했다.

핵추진 잠수함은 핵반응로를 탑재해야하는데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 기술을 확보하기까지 여러 해가 걸릴 것으로 전망한다.

이 기술을 보유한 나라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6개국뿐이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이 기술도 북한에 넘겨줄 것으로 추정한다.

소련이 1980년대 인도를 지원해 인도가 2009년 핵추진 탄도미사일 잠수함을 진수하는데 성공한 전례가 있다.

◆극초음속 활공체

북한은 마하 5 이상의 속도로 저공비행해 추적과 요격이 어려운 극초음속 무기를 개발해왔다.

중국, 러시아, 미국 등 강대국들이 개발하는 이 기술과 관련 북한이 2021년 이후 여러 차례 시험해왔다.

로켓 추진체에서 분리된 뒤 극초음속으로 활공하는 비행체를 성공적으로 발사하는 마지막 단계만 남아 있는 상태다. 이 미사일은 기동성이 뛰어나 요격하기가 매우 어렵다.

북한은 지난 1월 괌과 필리핀 미군 기지를 사거리에 두는 중거리 탄도 미사일 화성-16B를 시험 발사했고 당시 미사일이 마하 12 속도로 1500km 이상을 비행했다고 밝혔다.

◆드론

북한은 한국군과 시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드론을 개발하고 있다.

북한의 드론 능력이 빠르게 발전하는데 비해 한국의 드론 전략이 크게 뒤쳐진 것으로 전문가들이 평가한다.

북한은 우크라이나에 파병하면서 대 드론 전투 경험도 쌓았다.

북한은 정찰용 드론 외에도 GPS 유도 폭탄을 탑재한 공격 드론도 생산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에 따르면, 러시아와 북한이 이란제 샤헤드를 기반으로 한 러시아제 제란 드론을 공동 생산하고 있다.

또 러시아 교관들이 북한에서 드론 조종사들을 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