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다 듣고 있는데 ‘화장’ 권유…中 공무원 잔인한 홍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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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안후이성의 한 농촌 마을에서 임종을 앞둔 노인에게 공무원들이 생전에 화장을 권유한 사실이 알려져 거센 비난이 일고 있다.

지난달 3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중국 안후이성의 한 마을에 공무원들이 방문해 병상에 누운 노인의 가족에게 화장의 장점을 설명하며 홍보하는 영상이 SNS를 통해 공개됐다.

공무원들은 “지금 무료로 화장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며 정책 혜택을 강조했지만, 해당 노인은 여전히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이 발언을 그대로 듣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는 전통적으로 죽음을 입에 올리는 것 자체가 불길하게 여기는 만큼 이 같은 발언은 지역 사회에서 큰 논란을 불러왔다.

누리꾼들은 “아직 살아 있는 노인 앞에서 화장을 홍보하는 건 매우 부적절하다” “저 상황에서 가족이 언쟁 정도로 끝낸 게 오히려 대단한 일”이라며 분노를 드러냈다.

논란이 확산되자 현지 정부는 다음 날 사과문을 발표했다. 당국은 “직원들이 마을 전체를 돌며 화장 정책을 홍보했을 뿐 특정 가정을 겨낭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많은 주민들이 이를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중국은 1985년 처음 장례 및 매장 서비스 관련 법을 제정한 이래 매장을 줄이고, 화장을 장려해 왔다. 매체에 따르면 1986년 26.2%에 불과했던 화장률은 2012년 58.8%까지 상승했다.

최근에는 나무장, 해양장 등 친환경 장례를 지원하며 보조금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농촌 지역에서는 여전히 ‘땅에 묻혀야 편히 쉴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 이 때문에 몰래 야간에 매장을 치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정부는 이 같은 불법 매장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공무원들도 정책과 전통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 상황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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