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가 2일 본인의 진퇴 여부에 대해 “적절한 시기에 결단할 것”이라고 했다. 간사장을 비롯해 자민당 당 4역은 지난달 참의원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지만 이시바 총리는 수리하지 않을 가능성도 내비쳤다. 총리 사퇴를 놓고 당내 보수파의 압박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권 유지 의사를 재차 강조한 셈이다. 이에 오는 8일 조기 총재 선거 실시 여부에 대한 결정을 앞두고 이시바 지지파와 퇴진파의 갈등이 한층 첨예해질 것으로 보인다.
아사히신문,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이날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열린 양원 의원총회 모두 발언에서 지난 7월 참의원 선거 패배에 대해 “총재인 내 책임이고 거기서 도망갈 수는 없다”고 했다. 이어 “지위에 연연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라면서 “책임에서 도망치는 일 없이 적절한 때에 (진퇴를) 제대로 결단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총회 뒤 취재진을 만나서는 임금 상승, 방위력 강화, 쌀값 대책 등에 대한 정부 대응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적절한 시기에 책임을 판단하겠지만 우선은 국민 여러분이 원하는 것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자민당 내 보수 의원들과 부대신, 정무관의 일부 차관급 현직 관료들이 사퇴를 촉구하고 있지만 직무 유지 의사를 재차 강조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모리야마 히로시(森山裕) 간사장은 이날 총회 뒤 기자회견에서 “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 간사장에서 물러나려고 한다”며 “진퇴는 임명권자인 이시바 총재에게 맡길 것”이라며 사의를 밝혔다. 하지만 이시바 총리는 총회 후 기자들에게 “모리야마 간사장이 힘든 일을 해줬고 다른 사람으로 대체하기는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사임을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날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정무조사회장, 스즈키 슌이치(鈴木俊一) 총무회장, 기하라 세이지(木原誠二) 선거대책위원장도 이시바 총리에게 사의를 전했지만 이를 수리할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자민당 총재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8일 조기 총재 선거에 대한 찬반 의사를 확인하는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당 소속 양원 의원 295명과 광역지자체 지부 대표자 47명 등 총 342명 가운데 과반수인 172명 이상이 찬성하면 조기 총재 선거가 실시된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시바 총리가 직무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과반을 넘긴 가운데 결국 당 내 치열한 표 대결의 결과에 따라 이시바 정권의 운명이 결정되는 수순으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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