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反美 음모 푸틴-김정은에 안부”… 러 “음모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3일 10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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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전승절 관련 SNS에 글 올려
러 “트럼프 발언 아이러니” 반박

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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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 행사와 관련해 “미국을 향해 음모를 꾸미는(conspire against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께 따뜻한 안부를 전해달라”며 경고를 보냈다.

이에 러시아는 “미국에 대한 음모를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소셜을 통해 “시진핑 주석과 중국의 훌륭한 국민들이 위대하고 지속적인 축하의 날을 보내시길 바란다”며 이같이 적었다.

그는 “가장 큰 질문은, 많은 비우호적인 침략자들로부터 중국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미국이 제공한 막대한 지원과 ‘피’를 시진핑 주석이 언급할 것인가다“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승리와 영광을 얻는 과정에서 많은 미국인들이 목숨을 잃었다”며 “그들의 용맹함과 희생이 존경받고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중국과 일본이 전쟁을 치렀고, 미국은 연합국의 주축으로 일본을 패퇴시킨 일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을 언급하면서 “미국을 향해 음모를 꾸미는”이란 수식어를 굳이 붙인 것을 놓고도 중국의 열병식 군사력 과시, 여기에 동참한 러시아, 북한에 대한 냉소가 담겼다는 해석이 나온다.

러시아 측도 대응했다.

이날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보좌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해 중국과 북한의 지도자 시진핑 주석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미국에 대한 음모를 꾸밀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아이러니하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을 상대로 음모를 꾸민 사람은 없다. 아무도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다”며 “러시아 연방, 중국, 북한의 세 지도자 중 누구도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또한 저는 트럼프 행정부와 트럼프 대통령 개인이 현재 국제 정세에서 맡고 있는 역할을 모든 사람들이 잘 이해한다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전승절을 계기로 한 자리에 모여 중국과 러시아 등이 밀착해 ‘반미(反美) 축’을 형성하는 것에 대에 대해 “우려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콧 제닝스 라디오쇼’와의 인터뷰에서 관련 질의에 “전혀 우려하지 않는다. 그들은 미국을 향해 군사력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베이징에서 본격적인 막을 올린 열병식은 예포 발사와 국기게양식으로 시작됐다. 북한·중국·러시아 3개국 정상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1959년 9월 베이징에서 열린 북·중·소 정상회담 이후 66년 만이다.

시진핑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중국인들은 강권에 굴하지 않으며 폭력을 두려워 않는다”며 “중국 인민은 국가의 생존과 인류의 정의를 위해 싸웠다”고 말했다.

행사 시작 전부터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의 오른편에, 김정은 위원장은 시 주석 왼편에 자리를 잡아 기념사진 촬영을 했다. 이들은 시종일관 함께 대화를 나누며 톈안문 망루를 향해 걸어가는 모습을 보이며 3국 밀착을 과시하기도 했다.
#전승절#미국-중국 관계#군사력 과시#국제 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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