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 시간) 타계한 이탈리아의 세계적 디자이너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2000년 이탈리의 한 행사장에서 손님으로 참석한 여배우 소피아 로렌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소피아 로렌은 아르마니의 의상을 자주 입어 ‘아르마니의 뮤즈’로 알려져 있다. 동아일보DB
자신의 이름을 따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조르지오 아르마니’를 만든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4일(현지 시간) 사망했다. 향년 91세.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조르지오 아르마니 그룹은 성명에서 “끝없는 슬픔 속에 창립자이자 창시자, 그리고 끊임없는 추진력이었던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사망을 알린다”고 밝혔다. 그룹은 또 “그가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한 가운데 눈을 감았다”고 전했다.
‘우아함의 황제’, ‘미니멀리즘의 거장’으로 불렸던 아르마니는 현대 이탈리아 스타일의 대명사로, 특유의 감각과 사업가의 통찰력을 결합해 연간 약 23억 유로(약 3조70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회사를 이끌어 왔다. AP 통신은 아르마니를 가리켜 “이탈리아 밀라노 기성복계의 거장”이라며 “구조적이지 않은 디자인으로 패션계에 혁명을 일으켰다”고 평가했다.
특히 딱딱하고 크게 보이려하는 기존 남성복 스타일에서 벗어나 부드러운 어깨선을 강조하는 혁명적인 디자인으로 현대 남성 수트의 전형을 이끈 것으로 평가 받는다.
새로운 디자인으로 주목 받으면서 미국 헐리우드 유명 배우들도 아르마니의 옷을 즐겨입었다. 영화배우 리처드 기어는 “아르마니의 옷은 나에게 자신감을 줬다”며 “그것은 단순한 옷이 아니라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갑옷과 같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르마니는 처음엔 의사가 되기 위해 의학과를 진학했다. 하지만 패션에 대한 열정을 품고 패션 도시 밀라노에 와 유명 백화점에서 상품기획자(MD)로 일하면서 패션계에 입문했다.
그는 1975년 친구인 세르지오 갈레오티와 함께 조르지오 아르마니를 설립했다. 이후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영향력은 패션을 넘어 호텔, 레스토랑, 가구 분야로 확장하게 된다. 2000년에는 이탈리어어로 집을 뜻하는 ‘까사’ 접미된 ‘아르마니 까사’를 만들기도 했다.
아르마니는 최근 건강상 문제로 평소와 달리 본인 작업을 직접 챙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마니는 광고부터 모델들의 머리 모양까지 사업의 모든 세부사항을 직접 챙겨왔던 것으로 유명했다. 아르마니 측은 조만간 밀라노에 조문실을 마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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