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본 ‘푸니쿨라’ 탈선 사고로 한국인 2명 사망, 1명 중상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5일 15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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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국 13명 숨져…케이블 손상 가능성
전차 노후화-이용객 과부하 지적도

3일(현지 시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발생한 전동 케이블 전차 푸니쿨라 탈선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리스본=AP/뉴시스
3일(현지 시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발생한 푸니쿨라 전차 탈선 사고로 한국인 남녀 2명을 비롯해 7개국 출신 13명이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사망자 3명은 당국이 신원을 파악 중이다. 사망자 2명 외에 한국인 여성 1명이 부상을 당해 현지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서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외신들은 사고 당시 전차가 건물과 충돌한 충격이 커 희생자 대부분이 그 자리에서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영국 가디언은 “전차 잔해에서 피를 흘리는 소년 한 명이 구출된 뒤 조용해졌다. 피해자들이 도움을 요청하거나, 움직이지 않은 채 포개져 있었다”는 현장 목격자의 증언을 전했다.

현지 언론은 오르막길에서 전차를 끌어올리고, 내리막길에서 제동을 거는 케이블이 손상돼 사고가 일어났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포르투갈 일간지 푸블리코에 따르면 사고 9시간 전 유지 보수업체가 해당 전차를 점검했지만, 별 다른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 전차 케이블은 600일 주기로 교체하는데, 사고가 난 전차의 교체 예정일은 263일가량 남은 상태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푸니쿨라가 구식 소재로 제작돼 피해를 키웠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조르제 실바 포르투갈 재난방재 기술전문가협회 부회장은 “1914년 이후 지금까지 사용된 금속 및 목재 대신 탄소섬유 같은 신소재로 전차가 만들어졌다면 충돌 당시 파괴력이 줄고 사망자도 적었을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지난 10년 간 사고 노선의 이용 승객이 3배로 늘며 과부하가 걸린 상황도 문제로 지적됐다. 포르투갈 당국은 고의적인 케이블 절단 가능성까지 포함해 사고 원인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5일 한국 외교부는 “현지 우리 공관이 포르투갈 당국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부상자 지원 및 피해자 가족 연락 등 필요한 영사 조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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