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감자튀김 먹었을 뿐인데…英18세 소녀 ‘이것’ 때문에 사망

  • 뉴시스(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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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모로코에서 휴가르 보내던 중 알레르기 반응으로 사망한 릴리 킹. 사진=고 펀드 미 캡처
가족과 함께 모로코에서 휴가르 보내던 중 알레르기 반응으로 사망한 릴리 킹. 사진=고 펀드 미 캡처
영국의 한 10대 소녀가 모로코를 방문했다가 음식을 먹고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 사망한 사실이 알려졌다.

5일(현지시각) 영국 BBC 및 더 선에 따르면 영국 버킹엄셔주 출신의 릴리 킹(18)은 지난해 가족과 함께 모로코로 휴가를 떠났다가 현지 식당에서 음식을 먹은 직후 아나필락시스 쇼크를 일으켜 사망했다. 아나필락시스란 급작스럽게 나타나는 전신 알레르기 반응으로,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릴리의 사망 원인을 두고 최근 영국 밀턴킨스 검시법원이 아나필락시스로 인한 것임을 공식 확인하면서, 그의 가족은 휴가 중 외식할 때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릴리는 대학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은 것을 기념해 지난해 6월 가족과 함께 모로코로 휴가를 떠났다.

그의 어머니 아이샤(56)와 여행 마지막 날 저녁 외식에 나섰고, 아이샤는 직원에게 딸이 유제품, 참깨, 생선, 갑각류, 견과류 등에 알레르기가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 식당은 이전에도 몇 번 방문했던 곳으로, 릴리와 어머니는 아무 문제 없이 식사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들은 치킨과 감자튀김을 주문했다. 하지만 주문하지도 않은 채소와 소스가 함께 나왔다.

릴리의 어머니는 딸의 알레르기가 걱정돼 직원에게 음식을 치워달라고 부탁했지만, 릴리는 “엄마, 너무 예민하기 굴지마. 그냥 당근일 뿐이야”라고 말하며 작은 당근 조각을 입에 넣었다. 그러나 이내 입안에 가려운 증상이 시작됐다.

릴리는 즉시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고 에피펜을 사용하고 야외로 나가 신선한 공기를 마셨다. 에피펜은 아나필락시스 쇼크 치료에 쓰이는 응급주사제다.

그러나 증상은 빠르게 악화됐고 15분 만에 그녀는 두 번째 에피펜을 사용해야 했다.

긴급 상황 속에서 어머니는 구급차를 호출했다. 그러나 식당 직원이 계산을 하지 않으면 나갈 수 없다며 길을 막아서면서 시간이 지체됐고, 결국 계산을 마친 후에야 나올 수 있었다.

릴리는 결국 계산을 마친 뒤 어머니 차량으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녀는 엄마의 품에 안겨 “엄마 사랑해 미안해 안녕”이라는 말을 남기고는 의식을 잃었다.

병원 도착 후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지만 병원 측은 문진표 작성을 이유로 치료를 지연했다. 그러는 사이 릴리는 심정지와 뇌 손상으로 뇌사 상태에 빠졌다.

의료진은 뇌 활동이 없다는 판단을 내렸고 사흘 후 생명유지장치 가동을 중단하면서 릴리는 눈을 감았다.

어머니 “의료진과 식당 직원 모두 영어를 하지 못해 치료가 지체됐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릴리의 아버지 마이클은 “영국 대부분의 식당은 알레르기에 매우 조심하지만, 다른 많은 나라에서는 직원들이 알레르기에 대한 의무 교육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해외에서는 외식할 때마다 마치 러시안 룰렛과 같다”, ‘해외, 꼭 모로코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로 여행을 떠나면 외식은 정말, 정말 조심해야 한다“, ”특히 그 나라 언어를 모르면 더더욱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릴리의 사망 이후 그의 가족은 그녀를 기리기 위해 알레르기 환자들을 위한 모금 활동을 시작했다. 그의 엄마는 ”릴리는 평생 알레르기와 싸웠지만 항상 타인을 웃게 하고 돕는 데 힘썼다“며 슬픔을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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