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금자 귀국 전세기, 현지 출발 돌연 연기…외교부 “美 사정”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10일 15시 53분


코멘트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합작 공장 건설 현장에서 구금된 한국인들을 태울 대한항공 B747-8i 전세기가 1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서 이륙하고 있다. 인천공항=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10일(현지 시간) 미국에서 구금된 우리 근로자들을 싣고 한국으로 이륙할 예정이었던 전세기의 현지 출발이 돌연 연기됐다. 외교부는 “미국 측 사정”이라고 밝혔다.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엔솔) 배터리 신공장 건설 현장에서 불법체류자 단속 중 체포된 근로자들의 조기 귀환을 기다렸던 가족들은 귀국이 연기될 수록 애가 타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미국 양국 외교장관 회동 일정이 연기된 데 이어 전세기 이륙 일정까지 바뀌자 양국 협상에 변수가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10일 외교부에 따르면 미국 조지아주 포크스턴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소에 구금된 한국인을 태울 전세기 출발이 연기됐다. 당초 구금된 한국인 300여 명은 현지시간으로 10일 오후 2시 30분, 한국 시간으로 11일 오전 3시 30분경 애틀랜타 공항에서 출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외교부는 10일 오후 “구금된 우리 국민들의 10일 출발은 미국 측 사정으로 어렵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어떠한 이유로 출발이 지연되는지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다. 외교부는 “가급적 조속한 출발을 위해 미 측과 협의를 유지하고 있다”고만 설명했다.

앞서 조현 외교부 장관은 9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을 만나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회동이 10일로 연기됐다. 연기된 이유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이스라엘의 카타르 도하 공습의 영향이라는 등 여러 관측이 나왔지만 한국과 미국 정부는 이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조 장관과 루비오 장관의 회동 연기에도 불구하고 전세기 운항 일정은 당초대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날 그마저도 연기됐다. 때문에 포크스턴에 구금 중인 우리 근로자들의 신변 안전 및 귀국 일정을 둘러싼 우려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10일 오전 10시 21분 대한항공 전세기 KE2901편은 우리 근로자들을 데려오기 위해 인천공항을 이륙해 조지아주 애틀랜타 하츠필드-잭슨 국제공항으로 향했다. 투입된 기종은 368석 규모의 B747-8i로, 구금된 한국인 300여명이 한 번에 태울 수 있는 규모다. 전세기는 승무원만 탑승한 채 공항으로 이동하는 ‘페리 비행’ 형식으로 운항됐다.

당초 구금된 한국인들은 10일(현지 시간) 오전 조지아주 남부 포크스톤에 있는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에서 출발해 버스로 애틀랜타 공항으로 이동할 예정이었다.

이 전세기는 현지 시간으로 10일 오후 2시 30분(한국시간 11일 오전 3시 30분) 애틀랜타 공항을 이륙해 직항으로 약 15시간 30분 비행 후 한국시간으로 11일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미국 이민당국은 4일 조지아주 HL-GA 배터리공장 건설 현장에서 대규모 불법 체류자 단속을 벌여 한국인 300여명을 포함한 475명을 체포, 구금했다. 이는 미국 이민당국 설립 이래 최대 규모의 단속 사례로 꼽혔다. 이후 이재명 대통령은 이를 “부당한 침해”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미국#조지아주#구금소#전세기#한국인#출발 지연#외교부#이민세관단속국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