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대통령의 라이벌 이마모을루 시장 3월에 구속
주요 선출직 야당인사도 투옥… 이스탄불서 12만명 시위
AP뉴시스
튀르키예의 이스탄불 시에서 수십만명의 반정부 시위대가 10일(현지시간) 거리를 행진하면서 최근 제1야당의 이스탄불 지부 해산명령 등 야당 탄압에 대한 항의 시위를 벌였다.
AFP,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위대는 제1 야당인 공화인민당 (CHP)의 주도로 튀르키에 최대 도시인 이스탄불의 아시아쪽 지역인 카디코이 항 부근에 집결해 집회와 시위를 시작했다.
이들은 다른 정당들, 사회 단체와 민간 기구들과 합세해서 튀르키예 국기와 당 깃발을 흔들며 행진을 했다.
참가자는 CHP당 집계로는 12만 5000명에 달한다. 경찰의 공식 참가자 수 집계는 발표되지 않았다.
이번 시위는 튀르키예 법원이 지난 주 2일에 중도좌파 성향의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의 2년 전 치러진 이스탄불 시당 대회 결과를 무효로 판결하고 외즈귀르 첼리크 위원장 등 지도부 및 대의원 195명을 해임한 데 대한 항의 시위이다.
그 대신 이미 당에서 출당 당한 구르셀 테킨 전 대표를 다시 임명했으며 그는 경찰의 호위 아래 취임했다.
시위대는 이번 재판 결과를 야권에 대한 사법적 탄압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지난 3월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가장 강력한 정치적 경쟁자로 부상한 CHP의 에크렘 이마모을루 이스탄불 시장이 부패 혐의로 구속됐다. 이 사건은 튀르키예에서 10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시위를 촉발하기도 했다.
이스탄불은 야당의 가장 소중한 자산이며 지지 기반이어서 CHP당은 2019년과 2024년 지방선거에서 압승했다. 지난 해 선거에선 에르도안 대통령이 후원하는 여당 후보를 누르고 야당의 에크렘 이마모을루 시장이 당선되기도 했다.
하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의 차기 대선의 라이벌인 이마모을루 시장은 3월 19일 이후 아직도 감옥에 수감 중이며 다른 지자체 선출직들과 주요 시장들도 허위 죄목으로 모두 구속되어 있다.
이에 대해 에르도안 대통령은 “ 튀르키예의 그 누구도 법의 테두리 상위에 있을 수는 없다. 법원 판결을 비판할 수는 있으나 판결을 거부하는 건 별개 문제다. 잘못된 판결이라고 믿는 사람은 결과에 항의할 수 있는 길이 얼마든지 넓게 열려 있다”고 야당과 시위대를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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