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패배 해리스 “바이든 출마 무모…그의 팀은 날 돕지 않아”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11일 14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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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2일 미 펜실베니아주에서 열린 한 선거 캠페인 행사에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왼쪽)의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펜실베니아=AP 뉴시스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섰던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이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재선 도전 결정에 대해 “무모한(reckless) 실수였다”고 밝혔다고 미 시사잡지 디애틀랜틱이 10일(현지 시간) 전했다. 해리스가 자신의 ‘보스’였던 바이든을 처음 공개 비판한 것. 애틀랜틱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해리스의 저서 ‘107일(107 Days)’의 발췌본을 이날 공개했다.

1942년생인 바이든은 지난 대선에서 재선에 도전했지만, 고령에 따른 인지력 저하 등으로 여론이 돌아서면서 해리스로 민주당 후보가 교체됐었다. 바이든의 낙마 이후 지난해 8월 시카고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가 된 해리스는 100여 일 동안 캠페인을 벌이다 경합주 7곳을 모두 내주며 패했다. 해리스의 저서 제목도 짧은 선거 기간에서 착안한 것으로 보인다. 107일은 이달 말 출간 예정이다.

해리스는 책에서 바이든의 낙마 사유인 건강 문제를 대선 전 알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바이든의 불출마를 제안하기에는 “(부통령이기 때문에) 최악의 위치에 있었다”며 “(불출마를 종용했을 때) 바이든 부부가 나를 ‘불충(disloyal)’하게 여길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라고 회고했다.

해리스는 당시 바이든의 재선 출마를 막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바이든 개인의 자존심이나 야망에 맡겨져야 하는 것이 아닌, 개인적인 결정 그 이상의 것이어야 했다”고 밝혔다. 바이든과의 관계와 민주 진영의 대선 후보 선출을 떼어놓고 판단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다만, 바이든이 재임 중 인지력이 저하됐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반박했다. 그는 “81세의 조는 지쳤고, 그게 신체적·언어적 실수로 드러난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바이든의 직무 수행 능력이 상실됐다고 판단했다면 분명히 말을 했을 것”이라며 “나는 바이든에게 충성스럽지만 조국에 더 충성스러운 사람”이라고 했다.

해리스는 바이든의 대선 사퇴 이후 ‘이너 서클’에 있던 인사들이 자신을 적극적으로 돕지 않아 결과적으로 공화당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정권을 내어줬다고 주장했다. 해리스는 “그들의 사고는 제로섬이었다. ‘그녀(해리스)가 빛나면, 그(바이든)는 희미해진다는 것”이라고 썼다. 이어 “나의 성공은 그에게 중요했지만, 그의 팀은 그것을 이해하지 못했다”며 “그들은 내가 조금 더 깎아내려져야 한다고 결정한 것처럼 보였다”고 지적했다.

해리스는 저서 출간을 기점으로 전국적인 북 투어에 나설 예정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해리스의 저서에 대해 “해리스가 바이든의 재선 도전 결정을 공개적으로 재고한 가장 저명한 민주당 인사가 됐다”고 평했다.
#해리스#바이든#미국 대선#민주당#재선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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