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취임 100일 맞아 외교정책 평가…“무조건적 친미 지속 불가능”
“한중관계 개선 실질조치 필요…기회주의적 외교시 지역정세 변동성 초래”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회복을 위한 100일, 미래를 위한 성장’을 주제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중국 관영지가 이재명 대통령 취임 100일에 주목하며 “당선 전 ‘실용외교’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했으나 이 정책이 다중적 도전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00일이라는 중요한 이정표를 맞이한 가운데 미국 이민 당국에 300명 이상의 한국인이 구금됐다”며 “전문가들은 이 대통령이 ‘효율적 출발’을 보였으나 실제 방향이 초심에서 복잡하게 벗어났고 ‘실용외교’가 다중적 도전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최근 이 대통령의 미국 방문과 대미 투자 계획 발표에도 미국 이민당국이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불법 이민 단속을 벌여 한국인을 체포한 것에 주목했다.
잔더빈 상하이 대외경제무역대 교수는 “현재 한미 관계는 이재명 정부가 설정한 기대치에 따라 대체로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관세 문제로 인해 한국 정부가 미국과의 관계에서 더 큰 양보를 한 것은 방위비 분담, 한미동맹 현대화, 미국의 압력 하에 증가하는 국방 예산 등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잔더빈 교수는 이재명 정부가 여전히 미국과의 관계를 최선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그러나 최근 ‘구금 사건’은 동맹국인 미국의 신뢰성 부족을 깨닫게 했고 한국이 ‘무조건적인 친미’가 지속 가능한 길이 아니라는 점을 깨달은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중관계에 대해서 “한중관계 발전이 아직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했지만 한국 사회가 보다 이성적인 궤도로 복귀했다고 평가한다”며 “한중관계 미래는 긍정적 태도도 중요하지만 실질적 조치로 이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잔 교수는 이재명 정부의 외교 정책이 한국의 정치 생태계와 동북아 지정학적 구도에 불확실성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이 대통령의 선거 전 발언과 취임 후 정책 간 괴리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한국이 이념적 제약이나 미국의 압박에서 벗어나 진정한 ‘국익 기반 실용 외교’를 실천하고 외교적 유연성을 유지한다면 동북아 지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기회주의적 외교로 치우칠 경우 정책 불안정성을 가중하고 지역 정세 변동성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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