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간) 자신의 열혈 지지자로 이틀 전 유타주 오렘에서의 연설 도중 암살된 청년 보수정치단체 ‘터닝포인트 USA’ 창립자 겸 대표 찰리 커크(32)에 관해 “커크를 죽인 총격범을 잡아 구속한 상태”라며 “총격범이 사형을 받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5분 전 사법당국으로부터 용의자의 구금 소식을 들었다. 용의자와 매우 가까운 사람의 신고로 검거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용의자가 유죄 판결을 받고 사형을 구형받기를 희망한다”며 집권 공화당 소속인 스펜서 콕스 유타 주지사가 사형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타주의 한 목사가 사법기관에 근무하는 지인을 통해 연방 보안관에게 용의자에 관한 정보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이 목사는 용의자의 아버지에게도 아들의 자수를 권하라고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커크는 정말 훌륭했고 누구에게나 사랑을 받았다. 이런 일을 당할 사람이 아니었다”고 애도했다. 11일 커크의 미망인과 통화했는데 미망인이 완전히 무너진 상태였다고 안타까워했다.
커크는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젊은 층의 지지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사망 직후 14일까지 미 전역의 공공 기관에 조기 게양을 지시했다. 조만간 민간인의 최고 영예로 꼽히는 ‘자유의 메달’ 훈장도 수여하겠다고 밝혔다.
J D 밴스 부통령은 당초 11일 뉴욕에서 9·11 테러 24주기 추모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를 취소하고 유타주로 날아가 커크의 유해를 그의 자택이 있는 애리조나주까지 운구했다. 연방수사국(FBI) 또한 커크의 암살 직후부터 용의자 도주 영상과 추정 사진 등을 공개했고, 10만 달러(약 1억4000만 원)의 현상금이 거는 등 대대적인 수사를 벌였다.
한편 크리스토퍼 랜도 미 국무부 부장관은 11일 ‘X’에 커크의 사망을 애도하며 “일부 외국인들이 소셜미디어에서 커크의 피살을 정당화하거나 가볍게 여겨 충격을 받았다. 폭력과 증오를 미화하는 외국인은 미국에서 환영받지 못한다”고 썼다. 소셜미디어 등에 커크에 대한 반감을 표하는 외국인의 미국 입국을 불허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국무부 또한 대변인 명의로 “국가안보에 부합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비자를 발급해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는 성명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