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 차림으로 시위대에 구타당한 네팔 장관… ‘SNS 차단’ 분노 고조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13일 16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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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네팔에서 재무부 장관이 속옷만 입은 채 시위대에 끌려 다니는 영상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확산되며 충격을 주고 있다.

13일 온라인 커뮤니티인 레딧에는 ‘네팔 재무장관이 네팔 청년들에 의해 거리로 끌려 다녔다’(Nepali Finance Minister paraded across streets by the Nepali youth)는 제목의 동영상이 올라왔다.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 캡처
영상에는 비슈누 프라사드 파우델 네팔 재무장관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옷이 벗겨진 채 시위대에게 팔과 다리를 붙잡혀 끌려다니는 모습이 담겼다.

실제 NDTV 등 외신은 비슈누 장관이 수도 거리에서 시위대에 쫓기며 구타를 당했다고 보도했다. NDTV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비슈누 장관으로 추정되는 남성은 시위대에 둘러싸여 있다가 전력 질주로 도망치지만 곧 한 시민의 날아차기를 맞고 쓰러져 붙잡힌다.

NDTV 뉴스 영상 캡처
NDTV 뉴스 영상 캡처

네팔에서는 정부의 소셜미디어 접속 차단 조치를 계기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다. 네팔 정부는 4일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 대한 접속을 무더기로 차단했는데 소셜미디어 사용이 활발한 청년층을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일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8일 카트만두의 의회 청사 주변으로 수만 명의 시위대가 물려들었고, 시위는 네팔 남동우 비라트나가르, 서부 포카라 등지로 확산됐다.

이들은 부패 척결과 경제 성장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정부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며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는 고위층 가족들과, 생활고에 시달리는 일반인들을 비교하는 영상을 이번 접속 차단 대상에서 제외된 틱톡 등에 올렸다.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지 하루 만인 9일 네팔 정부는 소셜미디어 차단 조치를 철회했지만, 시위는 잦아들지 않았다. 결국 K P 샤르마 올리 총리는 시위 확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이번 시위로 인해 51명이 숨지고 1300명이 넘게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람 찬드라 포우델 대통령은 수실라 카르키(73) 전 대법원장을 임시 총리로 임명했다. 의원내각제인 네팔에서는 총리가 실권을 갖고 대통령은 의전상 국가 원수직을 수행한다. 이와 함께 네팔 대통령실은 총리의 권고에 따라 하원을 해산하고 내년 3월 5일 총선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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