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후난성에서 여성이 영하 20도 냉동창고에 20분간 갇혔다가 배달원의 도움으로 극적으로 구조됐다. 그는 저체온증 치료 후 무사히 회복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 없는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중국 후난성에서 한 여성이 영하 20도의 냉동창고에 갇혔다가 지나가던 배달원의 도움으로 극적으로 구조됐다. 약 20분간 고립된 그는 저체온증으로 치료를 받았지만 다행히 목숨은 건졌다.
■ 비상 장치도 고장난 냉동창고…어떻게 구조를 요청했나?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물류 회사를 운영하는 첸 씨는 지난달 31일 저녁 홀로 냉동창고에서 물품을 옮기다 사고를 당했다.
원칙상 두 명이 함께 작업해야 했지만 혼자 들어갔던 그는 작업을 마치고 나오려는 순간 문이 잠겨버린 사실을 알았다. 더구나 비상 개폐 장치도 고장 난 상태였다. 반팔 차림에 휴대전화조차 없어 절망적인 상황에 놓였다.
첸 씨는 무거운 상자를 문에 부딪치고, 슬리퍼로 문을 두드리며 소리를 내어 구조 신호를 보냈다. 발소리가 들릴 때마다 간절히 외쳤다.
■ 소리 듣고 달려온 배달원, 극적 구조
마침 근처를 지나던 20대 배달원 류 씨가 이상한 소리를 듣고 달려와 문을 열어줬다. 인적 드문 외진 곳이었지만 첸 씨는 극적으로 목숨을 건졌다. 그는 약 20분간 갇혀 있었으며, 구조 직후 심한 저체온 증세로 두 시간 가까이 치료를 받아야 했다.
첸 씨는 “아무도 듣지 못했다면 분명히 얼어 죽었을 것”이라며 “그 순간 가장 먼저 떠올랐던 건 중학생과 어린 자녀들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배달원에게 꽃과 음식, 현금, 그리고 감사의 의미로 중국에서 자주 쓰이는 붉은 깃발을 전달하며 고마움을 전했다.
■ 체온 단계별로 달라지는 저체온증 증상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저체온증은 중심체온이 35℃ 이하로 떨어질 때 발생한다.
33~35℃: 떨림, 손발 저림, 집중력 저하 등 경증 증상
29~32℃: 호흡과 맥박 약화, 혼수 상태 가능
28℃ 이하: 심장 부정맥·심정지로 사망 위험 급증
저체온증이 의심되면 곧바로 바람이 없는 따뜻한 곳으로 옮겨야 한다. 옷이 젖었으면 벗기고, 마른 담요나 옷으로 체온을 유지한다. 특히 손발 같은 말단 부위를 따뜻하게 보호해야 한다.
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