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영국을 국빈 방문한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의 패션이 주목을 받고 있다. 모델 출신인 멜라니아 여사는 탁월한 감각을 발휘해 남다른 ‘패션 외교’를 선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16일(현지 시간) 영국에 도착해 2박 3일간의 일정을 시작했다. 미국 대통령이 재임 중 두 차례 영국을 국빈 방문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이다.
AP/뉴시스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고 런던 스탠스테드 공항에 도착한 멜라니아 여사는 발목까지 내려오는 버버리 트렌치코트를 입은 모습이었다. 허리에 묶은 벨트로 실루엣을 살렸고, 걸을 때마다 버버리의 상징인 체크 패턴 안감이 드러나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여기에 크리스찬 디올의 승마 부츠 스타일 롱부츠를 매치했다.
영국을 대표하는 패션 브랜드 버버리의 상징적 아이템을 택한 것은 외교적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의 버네사 프리드먼 패션 디렉터는 “버버리는 아마도 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브랜드일 것이며, 현재 미국인이 경영하고 있다”며 “특히 관세가 논의되는 시점에 국경을 넘는 협력이 좋은 사업이 될 수 있음을 은근히 상기시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AP/뉴시스 미국 연예 매체 페이지식스는 이번 패션이 2019년 첫 영국 국빈 방문 당시보다 절제된 분위기라고 평가했다. 매체는 “멜라니아 여사가 영국을 대표하는 클래식 브랜드 버버리를 선택한 것은 의도된 외교적 메시지로 풀이된다”며 “최근 몇 달간 관세 및 무역 협상 문제로 미·영 관계가 긴장 국면을 겪은 만큼, 이번 패션은 지배보다는 존중의 태도를 보여주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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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뉴시스 이튿날인 17일 윈저성을 방문할 때 멜라니아 여사는 얼굴을 가릴 정도로 챙이 넓은 보라색 모자를 썼다. 유명 스타일리스트이자 패션 잡지 보그 기고가 마리안 콰이는 BBC에 “멜라니아의 모자는 우연이 아니다”라며 “얼굴을 가리는 넓은 챙의 모자는 그가 이곳에 있는 동안 모든 시선을 남편과 그의 정책에 집중시키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또 모자의 색상이 트럼프 대통령의 넥타이 색과 같은 점을 언급하며 “이번 국빈 방문 동안 남편의 정책을 지지한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프랑스 브랜드 디올의 짙은 투피스 치마 정장을 입은 것에 대해서는 “유럽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표시한 것”이라고 했다.
AP/뉴시스 같은날 저녁 윈저성에서 열린 만찬에서 멜라니아 여사는 어깨를 드러내는 선명한 노란색 드레스를 선택했다. 미국 브랜드인 캐롤리나 헤레라의 제품으로, 허리에는 연보라색 실크 벨트를 착용했다. 귀에는 녹색 다이아몬드가 들어간 귀고리를 걸쳤다. 콰이는 드레스에 대해 “국빈 만찬에서 볼 만한 색상이 아니었다”며 “국가 외교 의례에 맞는지는 몰라도 어깨를 드러내는 드레스는 다소 과감했다”고 평했다. 프리드먼은 “‘미국의 황금 시대는 이제 시작된다’고 천명한 트럼프 대통의 메시지를 반영한 의상이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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