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크는 순교-전도자”…마가 종교행사 같았던 추모식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22일 16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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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21일(현지 시간)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스테이트팜스타디움에서 열린 우파 활동가 찰리 커크의 추모식에 참석해 그의 아내 에리카를 위로하고 있다. 글렌데일=AP 뉴시스
“그는 미국의 자유를 위한 ‘순교자(martyr)’다.”

21일(현지 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스테이트팜 스타디움’에서 열린 청년 보수 활동가 찰리 커크 터닝포인트USA 대표의 추모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 피살된 커크의 생전 활동을 설명하며 그를 ‘순교자’와 ‘전도자’로 표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중 많은 이들은 손을 꼭 모았고, 눈을 지그시 감는 등 종교 지도자의 설교를 듣는 것 같은 제스처를 취했다. 또 7만3000여 명의 행사 참석자들은 중간중간 환호하며 “USA”와 “커크” 등을 외쳤다.

오전 11시에 시작돼 약 5시간 동안 진행된 추모식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위한 ‘예배’ 같았다. J 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스티브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 등 트럼프 행정부 핵심 인사들도 총출동해 커크를 추모했다.

21일 미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스테이트팜 경기장에서 열린 찰리 커크 추모식에서 도널드 트럼프이 연설하고 있다. 글렌데일=AP 뉴시스
특히 마지막에 등장한 트럼프 대통령은 “위대한 전도자(커크)는 이제 불멸의 존재가 됐다”며 “싸워야 한다. 그게 우리나라를 구하는 것”이라고 외쳤다. 공격 대상으로 자신이 커크의 암살 배후로 지목한 급진 좌파를 겨냥한 것. 그는 “급진주의자들과 (진보) 언론의 동맹이 찰리를 침묵시키고자 했다”고도 주장했다. 강성 마가 성향인 밀러 부비서실장은 진보 진영과의 싸움을 “선과 악의 대결”로 규정하며 ‘좌파 척결’ 총공세를 예고했다.

이번 추모식은 마가 진영이 정치적 결집을 넘어 정체성과 종교적 신념까지 공유하는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평가된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2기 시대의 보수 기독교와 공화당이 얼마나 밀착되었는지 보여주는 순간”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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