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대학생 석방에 美 뉴욕공화당 의원, 조용히 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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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일부 공화당 의원, 트럼프 반이민 지지하면서 파장에 대처”

미국에 유학 중인 한국인 대학생이 지난달 비자 문제로 이민 당국에 체포·구금됐다가 풀려난 데에는 공화당 의원의 개입이 있었다고 뒷이야기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퍼듀대학에 재학 중인 한국인 유학생 고연수(20)씨는 지난 7월 31일 비자 문제로 뉴욕 이민 법정에 출석했다가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에게 기습적으로 체포됐다가 4일 만에 석방됐다.

ICE는 당시 고씨가 2년 이상 비자 체류 기간을 초과했다며 ‘신속 추방’ 절차에 넣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고씨의 변호사 메리 로스웰 데이비스에 따르면 고씨는 지난 2021년 R-2 종교 종사자 동반 비자로 미국에 입국했으며 2023년 비자가 갱신돼 올해 12월 말까지 유효한 상태였다.

당시 구씨는 자신이 왜 구금됐는지 몰랐으며 당국이 왜 구금 5일 후에 다시 집으로 돌려보냈는지도 불분명했다.

이에 대해 데이비스는 WSJ에 “마이크 롤러 하원의원(뉴욕·공화당)의 조용한 외교”가 결정적이었다고 말했다. 뉴욕 성공회 교구의 한 동료가 롤러 의원실에 알린지 불과 며칠 만에 고씨가 석방됐다는 것이다.

데이비스는 “솔직히 무대 뒤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롤러 의원도 보도자료를 통해 자신의 사무실이 고씨 석방을 위해 연방 당국과 긴밀히 협력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씨 사건이 “왜 우리가 고장 난 이민 제도를 고치고, 사람들이 합법적으로 미국에 오고 머무를 수 있도록 더 쉽게 만들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라고 지적했다.

WSJ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불법 이민자 추방 정책의 가장 큰 지지자가 공화당 의원들이지만 한편으로 롤러 의원처럼 일부는 조용히 자신의 지역구에서 구금된 이민자 석방에 애를 쓰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스티브 스컬리스 하원(루이지애나·공화당) 원내대표는 미국에서 47년간 거주하며 미국 시민과 결혼했지만 망명 신청이 거부된 이란인 도나 카샤니안의 석방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존 케네디 상원의원(루이지애나·공화당)의 직원들은 해병대 참전용사와 결혼한 파올라 클루아트르를 대신에 편지를 작성했다. 그녀는 합법적 영주권자로 신분을 조정하기 위해 변호사들과 논의 중에 체포됐다가 풀려났다.

WSJ은 “이런 개입은 일부 의회 공화당 의원들이 (트럼프의 반이민 )정책을 지지하면서도, 동시에 행정부 조치의 파장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논평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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