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고이즈미 캠프 “칭찬 글 달아라”…댓글 조작 들통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26일 16시 25분


코멘트

자민당 총재 선거 맞춰 “주인공 등장” 여론조작
경쟁자 다카이치 겨냥 “가짜 보수” 흠집내기도
고이즈미 “몰랐지만 죄송…비판은 내가 받겠다”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 도쿄=AP/뉴시스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 도쿄=AP/뉴시스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한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44) 농림수산상의 선거 캠프 측이 내부 관계자들에게 인터넷 동영상 플랫폼에 고이즈미 칭찬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고이즈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나 자신은 몰랐던 일이지만, 총재 선거와 관련된 일이기 때문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앞서 주간문춘은 고이즈미의 홍보 총괄을 맡은 자민당 마키시마 가렌 중의원(하원) 의원 사무소가 이달 중순경 캠프 관계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동영상 공유 사이트 ‘니코니코 동화’에 긍정적인 댓글을 작성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니코니코 동화’는 일본 내에서 10~30대 젊은 층과 서브컬처 팬들의 영향력이 큰 동영상 공유 플랫폼이다.

주간문춘이 입수한 메일에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총리를 설득할 수 있었다니 대단하다” “총재가 틀림없다” “드디어 주인공 등장” “진흙 냄새 나는 일도 해내고 한 꺼풀 벗었다” 등 고이즈미를 칭찬하는 댓글 예시 24문장이 담겼다.

또 고이즈미에 대한 칭찬뿐 아니라 “비즈니스 가짜 보수에게 지지 마라” 등 경쟁자인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64) 전 경제안보상을 겨냥한 듯한 댓글 예시도 포함됐다.

고이즈미 캠프 간부를 맡은 고바야시 후미아키 중의원 의원은 기자단에 “특정 후보를 비방하려는 의도는 전혀 아니었다고 마키시마 의원도 말했다”고 해명했다.

고이즈미는 “응원의 메시지를 늘리고 싶었던 생각이었다고 전해 들었다”면서도 “참고 예에 지나친 표현이 있어 적당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이메일이 마키시마 의원 사무소의 독자적 판단으로 전달됐다고 밝히면서도 “최종적으로 일어난 일의 책임은 내게 있기 때문에 비판은 내가 받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철저한 재발 방지에 나서겠다며 “계속 긴장감을 갖고 총재 선거에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내달 4일 이시바 총리의 후임을 선출하는 자민당 총재 선거가 열린다. 현재까진 고이즈미와 다카이치의 양강 구도가 선명한 상황이다. 여기에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64) 관방장관,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70) 전 간사장, 고바야시 다카유키(小林鷹之·51) 전 경제안보상이 출사표를 더해 총 5명이 각축을 벌인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은 보통 집권당 대표가 총리를 맡는다. 22일 아사히신문의 전체 여론조사에선 다카이치가, 자민당 지지층에선 고이즈미가 각각 앞선 결과가 나오며 차기 총리 선출까지 여러 정치적 이합집산이 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고이즈미 신지로#일본 총재 선거#댓글 조작#여론 조작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