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절약해 6억 넘는 자산을 모은 일본 60대 남성이 아내를 잃은 뒤 후회를 털어놨다. 게티이미지뱅크.
평생 절약해 6억 원 넘는 자산을 쌓은 일본의 한 남성이 아내를 잃은 뒤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가”라는 회한을 드러냈다. 그의 고백은 일본 사회의 노후 불안과 행복의 균형을 다시 묻는 질문으로 번졌다. ■ 왜 그는 ‘돈보다 절약’을 택했나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일본 매체 ‘더 골드 온라인(The Gold Online)’ 보도를 인용해 A(67)씨의 이야기를 전했다.
A 씨는 가난한 집안에서 자랐다. 어머니로부터 “노후에 돈이 없으면 큰일 난다”는 말을 들으며 자랐고, 중학교 시절부터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벌었다. 그는 유흥이나 여행보다 통장 잔고가 늘어나는 것을 기쁨으로 삼았다.
직장에 다닌 뒤에도 그의 생활은 달라지지 않았다. 출퇴근은 자전거, 점심은 도시락, 여름엔 에어컨을 거의 켜지 않았고 겨울에는 두꺼운 옷으로 버텼다. 좁고 낡은 아파트에서 절약하며 살았고, 32세에 직장 동료와 결혼한 후에도 생활 태도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아내는 “특이하지만 낭비보단 낫다”며 묵묵히 동의했다. ■ 교육비 외엔 끝없는 절약…65세 총 6억 넘게 모아
게티이미지뱅크. 아이들이 태어난 뒤에도 생활은 단출했다. 가족 나들이는 도시락을 싸서 공원에 가는 정도였고, 집이나 자동차는 마련하지 않았다. 단, 자녀 교육비만큼은 아끼지 않았다.
그렇게 모은 돈은 빠르게 불어났다. 60세에 받은 퇴직금 1500만 엔(약 1억4000만 원)을 투자해 5년 만에 2700만 엔으로 불렸고, 저축과 연금을 합쳐 65세에는 총 7000만 엔(약 6억6000만 원)을 보유했다. 그는 늘어난 자산에 안도감을 느꼈다. ■ 아내 죽음 후 “돈의 의미가 있나”…후회 이어가
그러나 아내가 병으로 쓰러져 1년여 만에 세상을 떠났다. A 씨는 66세였다. 남은 것은 자산과 깊은 후회뿐이었다.
A 씨는 “건강할 때 여행도 다니고, 맛있는 것도 함께 즐겼어야 했다. 시간은 결코 되돌릴 수 없다. 아내에게 보답도 하지 못했는데, 이 돈이 무슨 의미가 있나”라고 털어놨다. 이어 “자산 만들기에만 매달리는 삶이 정말 좋은가?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 사례는 일본 온라인 매체를 통해 알려진 뒤 SNS에서 큰 반향을 불렀다. “돈이 전부는 아니다”, “노후 불안이 낳은 일본 사회의 아이러니”라는 댓글이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장기 불황 속에 노후 불안과 절약 문화가 고착됐지만, 삶의 행복과 균형을 잃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번 사례는 ‘돈보다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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