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구달 (AP/뉴시스)
침팬지 연구의 선구자이자 세계적인 환경운동가인 제인 구달 박사가 1일(현지 시간) 별세했다. 향년 91세.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제인 구달 연구소는 구달 박사가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강연을 위해 머물던 중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제인 구달 연구소는 인스타그램에서도 “연구소 설립자인 구달 박사가 10월 1일 자연적 요인으로 별세했다. 그녀는 미국에서의 강연 투어로 캘리포니아에 있었다”고 전했다.
구달 박사는 1960년 아프리카 탄자니아 곰베 국립공원에서 야생 침팬지 연구를 시작하며 현대 영장류학의 역사를 새로 쓴 인물로 평가받는다.
지금은 너무나도 당연시 여기는 침팬지의 도구 사용도 구달 박사가 발견했다. 그는 침팬지가 나뭇가지를 다듬어 흰개미를 사냥하는 등 도구를 제작해 사용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려, ‘인간만이 도구를 사용한다’는 당시의 통념을 완전히 뒤집었다.
구달 박사는 또 침팬지들이 복잡한 사회 구조와 개성을 지녔으며, 집단 간 전쟁까지 벌인다는 사실을 밝혀내며 인간과 동물의 경계를 허물었다.
1934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구달은 어린 시절부터 ‘타잔’ 같은 책을 읽으며 아프리카에서의 삶을 꿈꿨다고 한다.
결국 1957년 친구의 초대로 케냐를 방문했고, 그곳에서 고인류학자인 루이스 리키를 만나 연구자의 길로 들어섰다.
1986년부터 그는 환경운동가로도 활동하기 시작했다. 전 세계적인 서식지 파괴와 밀렵 실태에 충격을 받은 그는 2002년 한 강연에서 “우리 미래에 가장 큰 위험은 무관심”이라며 행동을 촉구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구달은 2003년 영국 왕실로부터 데임 작위를 받았다. 올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자유의 메달을 받은 바 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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