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하마스, 평화 준비돼…이스라엘, 폭격 멈춰라”

  • 뉴시스(신문)
  • 입력 2025년 10월 4일 07시 32분


코멘트

“폭격 중단해야 인질 신속하게 구출할 수 있어”

[콴티코=AP/뉴시스]
[콴티코=AP/뉴시스]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가자지구 종전 구상을 부분 수용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환영하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제는 이스라엘의 수용을 압박하고 있다.

3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하마스는 텔레그램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지구 평화안 수용 차원에서 억류 중인 이스라엘 인질 전원과 사망자 유해를 석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하지 않으면 지옥을 보여주겠다”며 최후통첩을 보낸 지 5시간 만이다.

하마스는 “전쟁 종식과 (이스라엘군의) 완전 철수를 달성하는 방식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포함된 교환 방식에 따라 생존자와 유해를 포함한 모든 인질을 석방하는 데 동의한다”고 명시했다.

이어 “이를 실행하는 데 필요한 현장 조건과 함께 교환이 이뤄지도록 준비가 돼 있다”며 “이와 관련해 중재자를 통해 즉시 협상에 착수해 세부 사항을 논의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팔레스타인 국민적 합의와 아랍 및 이슬람권 지지를 바탕으로, 가자지구 행정을 전문가와 기술 관료 등 독립적인 인사로 구성된 팔레스타인 기구에 이양하는 데에도 동의한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포함된 가자지구 미래와 팔레스타인 국민의 정당한 권리에 대한 기타 사안들은 통일된 국민적 입장과 국제법 및 결의와 연계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사안들은) 포괄적인 팔레스타인 민족적 틀 안에서 논의될 것”이라며 “그 틀 속에서 하마스 역시 포함돼 전적인 책임을 갖고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질 석방에는 동의하지만, 전후 가자지구 운영이나 무장해제 관련 조항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분석된다.

하마스 고위 간부인 무사 아부 마르주크는 알자지라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는 ‘평화 위원회’ 구상에 거부한다며, 외부 기구가 자신들을 통제하는 걸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부 마르주크는 “팔레스타인인 아닌 누구도 팔레스타인인을 통제하는 걸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의 참여는 용납할 수 없다고 선 그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을 그대로 수용하진 않을 것이라며, 협상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무장 해제 관련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며, 이스라엘이 공격을 중단하는 게 우선순위라고 못 박았다.

72시간 내 모든 인질을 석방하는 건 현 상황에서 비현실적이라는 입장도 냈다.

다만 하마스는 가자지구 행정을 독립 인사들에게 이양하는 데 민족적 합의를 이뤘다며,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이를 책임진다고 명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마스의 입장 발표 한 시간여 뒤 트루스소셜을 통해 “하마스가 지속적인 평화를 위한 준비가 돼 있다고 믿는다”고 환영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폭격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며 “그래야만 인질들을 안전하고 신속하게 구출할 수 있다”고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은 인질 구출 “작업을 수행하기에는 너무 위험하다”며 “우리는 이미 세부 사항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새로운 영상 메시지를 발표하고 중재국들에게 감사를 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일을 성사시키는 데 도움을 준 카타르, 튀르키예,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요르단 그리고 많은 다른 국가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특히 그는 “오늘은 중요한 날(big day)”이라면서 ”(결과가) 어떻게 될지 지켜보자“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수용을 거듭 압박했다. ”오늘은 특별한 날이며, 아마도 전례가 없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종 합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인질들이 그들 부모의 집으로 돌아가기를 기대한다“며 종전안 시행을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앞서 미 동부 시간 오전 11시께 트루스소셜을 통해 5일 오후 6시(한국 시간 6일 오전 7시)까지 합의하라며 하마스에 최후통첩을 보냈다.

마지막 기회라며, 기한 안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전례 없는 지옥이 펼쳐질 것이라고 압박했다. 남은 하마스 대원들을 모두 추적해 제거할 수 있다며 ”어떤 식으로든 중동에 평화는 찾아올 것“이라고 협박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을 가진 뒤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가자지구 종전 및 전후 구상을 발표했다.

총 20개 항으로 구성된 이번 계획에는 양측이 동의하면 전쟁이 즉시 종결되며, 하마스와 이스라엘은 인질 및 수감자들을 석방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스라엘군은 단계적으로 철군하며, 과도기 가자지구를 통치할 팔레스타인 위원회가 설치된다. 이를 감독할 평화위원회도 설치한다.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맡는다.

특히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개혁을 완료하면, 가자 통제권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되찾을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팔레스타인 자결권과 국가 수립을 위한 신뢰할 수 있는 경로가 마련될 수 있다며, 그 전제 조건으로 ”개혁 프로그램 충실한 이행“을 들었다.

이 모든 과정에서 하마스는 배제되며, 가자지구 안보는 임시국제안정화군(ISF)이 맡는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