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의회서 극우 국민연합 발의안 최초 통과…‘알제리 이민협정 폐기’

  • 뉴시스(신문)

RN 1986년 원내 입성 후 최초 통과
與 불참속 1표차 가결…구속력 없어

프랑스 극우 국민연합(RN) 지도자 마린 르펜. 2024.06.10. [파리=AP/뉴시스]
프랑스 극우 국민연합(RN) 지도자 마린 르펜. 2024.06.10. [파리=AP/뉴시스]
프랑스 극우 국민연합(RN)이 발의한 이민 제한 결의안이 의회를 통과했다. RN 발의 안건이 정식 채택된 것은 이번이 최초다.

르피가로,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프랑스 하원은 30일(현지 시간) 열린 본회의에서 RN이 발의한 ‘프랑스-알제리 협정’ 폐기 촉구 결의안을 찬성 185표 반대 184표로 통과시켰다.

1968년 체결된 프랑스-알제리 협정은 프랑스 내 알제리인에게 특별 거주권과 취업·복지 혜택 등을 부여한다는 내용의 이민 관련 규약이다. RN은 ‘특혜 이민 제도’라고 비판하며 폐기를 주장해왔다.

보도에 따르면 RN이 발의한 안건이 본회의를 통과한 것은 1986년 RN 원내 입성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중도·좌파 정당들은 극우 정당과의 협력을 금기시하는 ‘방역선(Cordon sanitaire)’ 개념에 따라 RN 발의 안건에 찬성표를 던지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 등 좌파 야권은 RN 주도 입법이 설사 동의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해도 반대표를 행사해왔다고 한다. 이날도 반대 184표 중 대다수는 좌파 야권 의원들이었다.

그러나 가브리엘 아탈 전 총리 등 여당 르네상스당의 의원 대다수가 표결에 불참하고, 에두아르 필리프 전 총리가 이끄는 중도 호라이즌스에서 찬성 17표가 나오면서 RN 결의안은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온건 좌파 사회당의 올리비에 포르 대표는 표결 후 “마크롱 지지자들은 어디 갔나. 가브리엘 아탈이 없었다”며 여당의 불참으로 RN 안건이 통과됐다고 규탄했다.

이에 RN 지도자 마린 르펜 의원은 “RN이 자체 발의한 안건이 의회에서 처음으로 채택됐다”며 “우리는 오랫동안 프랑스-알제리 협약 폐지를 주장해왔으며, 좌파가 뭐라고 하든 민주적 절차를 통해 통과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결의안이 정부가 프랑스-알제리 협약을 폐지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아니다.

구속력 없는 선언에 불과하기 때문에 표결 주목도가 떨어져 통과됐을 뿐, 의회 운영에서 극우를 배제하는 방역선 개념이 흔들린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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