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우크라 드론에 당했다… 2000km 날아가 러 원유선박 때려

  • 동아일보

드론 공격을 받은 러시아 군함 오호트니크호의 모습. 2025.12.20 사진출처=리가닷넷
드론 공격을 받은 러시아 군함 오호트니크호의 모습. 2025.12.20 사진출처=리가닷넷
우크라이나가 19일 지중해에서 항해 중이던 러시아의 원유 수출 선박을 무인기(드론)로 공격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이 선박이 러시아가 국제사회 제재를 피해 원유를 수출하기 위해 운영하는 이른바 ‘그림자 선단’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곧바로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중심지로 흑해 연안에 위치한 항구도시 오데사에 대규모 공습을 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이날부터 이틀 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대표단과 각각 회동하며 종전 관련 논의를 진행하는 가운데, 양측이 협상력을 키우기 위해 서로의 ‘자금줄’을 겨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이날 우크라이나에서 약 2000㎞ 떨어진 지중해에서 항공 드론을 이용해 향해 중이던 유조선 켄딜호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가 공해 상인 지중해에서 러시아 선박을 공격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SBU는 켄딜호가 국제사회의 제재를 우회해 러시아산 석유를 운송하고, 전쟁에 자금을 대는 그림자 선단이라고 주장했다. 공격 당시 켄딜호에는 원유 등 화물은 실려 있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20일에도 드론을 이용해 카스피해의 러시아 원유 시추 시설과 군 순찰함 등을 공격했다.

러시아는 19일 밤 우크라이나 오데사에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 올렉시 쿨레바 우크라이나 복구 담당 부총리는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가 탄도미사일로 오데사 지역 항만시설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당국에 다르면 이번 공격으로 7명이 숨지고 15명이 부상 당했다.

지난 16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코스탄티니우카 인근 참호에서 우크라이나 제93 독립기계화여단 소속 병사가 러시아군 진지를 향해 발사할 FPV 드론을 준비하고 있다. 2025.12.18 코스탄티니우카=AP/뉴시스
지난 16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코스탄티니우카 인근 참호에서 우크라이나 제93 독립기계화여단 소속 병사가 러시아군 진지를 향해 발사할 FPV 드론을 준비하고 있다. 2025.12.18 코스탄티니우카=AP/뉴시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최고지도자들 간의 기싸움도 이어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9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기자회견 겸 국민과 대화에서 “우크라이나가 대선을 치르면 선거일에 우크라이나 영토 깊숙한 곳에 대한공격을 중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또 “ 러시아에 거주하는 500만~1000만 명의 우크라이나인도 선거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 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텔레그램을 통해 “우크라이나 선거의 시기나 형식은 푸틴이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또 “러시아가 점령한 지역에서는 선거를 실시할 수 없다”며 “그곳에서 선거가 어떻게 진행될지는 뻔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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