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과 거래하는 모든 국가에 25%의 관세를 즉시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28일부터 반(反)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대폭 강화하며 시위대를 유혈 진압 중인 이란 당국 경고를 보낸 것이다.
노르웨이 기반의 국제 인권단체인 이란인권(IHR)에 따르면 시위 발발 뒤 이날까지 최소 648명이 숨졌고 일각에선 6000명 이상 사망을 거론한다. 이에 미국 국무부는 이란에 거주하는 자국민에게 “즉시 이란을 떠나라. 미국 정부의 지원에 의존하지 않는 자체적인 출국 계획을 마련하라”고 공지했다.
관세 부과 발표는 이란의 핵 개발 의혹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이란산 원유를 대거 수입하는 중국을 겨냥한 조치로 풀이된다. 국제 정보조사업체 트레이드아이멕스에 따르면 중국은 2024~2025년 325억 배럴의 이란산 원유를 수입했다. 이란 전체 원유 수출량의 90.8%에 달한다. 다만 한국 기업은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이란 제재를 단행한 2018년 뒤 이란 관련 교역이 거의 없어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 美, 이란-중국 동시 옥죄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번 관세가 “즉시 효력을 발휘한다. 최종적이며 변경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이란산 원유·천연가스·각종 상품을 수입하거나 이란 기업과 거래하는 기업이 미국과도 거래한다면 25%의 추가 관세를 물리겠다는 뜻이다.
관세로 이란이 원유 수출 대금을 미국 달러로 회수하는 일은 더 어려워졌다. 달러 유입이 줄면서 그렇지 않아도 연일 사상 최저치인 이란 리얄화 가치는 더욱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강문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란은 외환 보유액도 매우 부족해 당국이 느끼는 어려움이 계속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제재는 미국과 패권 갈등 중인 중국을 겨냥한 측면도 크다. 중국은 미국과 갈등을 빚는 이란, 베네수엘라 등에서 원유를 대거 수입했기에 이번 제재가 중국의 원유 확보 전략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앞서 3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하며 세계 1위 원유 보유국인 베네수엘라 원유 시장을 사실상 장악했다. 중국은 이번 관세가 “불법 제재”라며 반발했다.
미국 국무부는 이란 내 도로 폐쇄, 대중교통 운행 차질, 인터넷 제한 등을 거론하며 “이란을 떠나 이웃 튀르키예나 아르메니아로 가라”고 권고했다. 특히 이중 국적을 인정하지 않는 이란이 미국-이란 이중 국적자를 이란 시민으로 취급할 것이기에 이들이 특히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 트럼프, 군사 개입 가능성 여전히 검토 중
한편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12일 이란 공습 또한 미국 군통수권자(대통령)가 “선택 가능한 많은 옵션 중 하나”라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군사 옵션을 쓰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이란도 이를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을 승인하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어 있다고 전했다.
다만 J D 밴스 부통령을 포함한 일부 고위 참모들은 “미국이 반정부 시위대를 부추긴다”고 주장하는 이란 당국에 유혈 진압의 빌미를 줄 수 있다며 외교 해법을 선호한다. 또 이란의 중동 지역내 영향력과 군사력 등을 감안할 때 군사 개입의 부작용이 클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이 13일 외교안보 참모진과 회의를 한 후 군사 개입 가능성을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공습, 사이버 공격, 추가 제재, 반정부 성향 단체 지원 등이 거론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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