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외교안보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2일(현지 시간) 중국이 서해 잠정조치구역(PMZ)에 일방적으로 설치한 심해 양식장 두 곳 ‘선란(深藍) 1·2호’가 계속 해당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CSIS 산하 북한 전문 사이트 ‘비욘드 패럴렐’에 따르면, 위성 이미지와 선박자동식별장치(AIS) 기록 분석 결과 지난달 31일 기준 PMZ 내 관리 시설 구조물인 ‘애틀랜틱 암스테르담’이 250km 떨어진 중국 웨이하이 소재 조선소에 도달한 것이 확인됐다. 선란 1·2호의 경우 PMZ에서 계속 운영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선란 1·2호는 중국이 각각 2018년과 2024년 PMZ 내에 설치한 양식 시설이다. 2022년에는 해양 관측 및 양식장 관리를 위한 시설인 고정 구조물 ‘애틀랜틱 암스테르담’을 설치했다. 석유시추선을 개조해 만든 이 시설은 헬기가 착륙할 수 있어 추후 군사 목적으로 전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한국 정부는 구조물들을 이동할 것을 요구해왔다.
중국은 지난달 한중 정상회담에서 서해 구조물에 관한 논의가 오간 뒤 PMZ 내 관리 플랫폼 이동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한국 요구에 따른 조치가 아닌 ‘경영 발전 수요에 따른 기업의 자율 결정’에 따른 것이라 선을 그었다.
CSIS는 관리 구조물 이전 결정이 “한국의 가장 시급한 우려를 해소했다”고 평가하면서도 “계속해서 운영하고 있는 양식장 두 곳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선란 1·2호는 중국 국영기업이 보유하고 있고, 최근 이곳에서 양식한 연어가 중국 시장에서 판매되기 시작한 상태라 중국 측이 철거를 꺼릴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12월 CSIS의 한반도 전문가 빅터 차 한국 석좌는 중국이 2018년 이후 PMZ 내부 및 주변에 13개의 부표를 일방적으로 설치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이 PMZ에 일방적으로 구조물을 설치하고 한국 선박과 대치해 온 상황이 중국이 남·동중국해를 군사화하는 과정에서 점진적 주권 확장을 위해 사용했던 ‘회색지대 전술(grey zone tactics)’과 유사하다고 비판했다.
회색지대 전술은 전시(戰時)와 평시의 중간 영역에서, 전면전으로 비화하지 않을 정도의 모호한 비군사적 도발로 상대에게 타격을 주고 전략적 우위를 점하는 행위를 뜻한다. 차 석좌는 해양 관측 부표, 양식장 등이 모두 민간 시설처럼 보여도 향후 군사 용도로도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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