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합의 안하면 고통”… 이란 “레바논 공격 멈춰라”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4월 11일 01시 40분


[美-이란 오늘 협상] 美-이란, 파키스탄서 첫 대면
트럼프 “이란, 회담선 합리적” 낙관도… 모즈타바, 전쟁피해 배상 청구 시사
이슬라마바드 군경 1만명 경계… ‘세레나 호텔’ 일반인 출입 금지

‘이슬라마바드 대화’ 홍보판
10일(현지 시간)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 하루 뒤 열릴 미국과 이란의 대면 협상을 알리는 대형 홍보판이 등장했다. 미국, 파키스탄, 이란 국기 밑에 영어로 ‘이슬라마바드 대화(Islamabad Talks)’라는 문구가 보인다. 11일 미국과 이란은 올 2월 28일 전쟁 발발 후 첫 대면 협상을 갖는다. 이슬라마바드=AP 뉴시스
‘이슬라마바드 대화’ 홍보판 10일(현지 시간)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 하루 뒤 열릴 미국과 이란의 대면 협상을 알리는 대형 홍보판이 등장했다. 미국, 파키스탄, 이란 국기 밑에 영어로 ‘이슬라마바드 대화(Islamabad Talks)’라는 문구가 보인다. 11일 미국과 이란은 올 2월 28일 전쟁 발발 후 첫 대면 협상을 갖는다. 이슬라마바드=AP 뉴시스
“이란이 (미국과) 합의하지 않는다면 고통스러울 것이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레바논과 모든 ‘저항의 축’은 이란의 동맹이다. (레바논에서의) 교전을 즉시 중단하라.”(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

미국과 이란이 11일(현지 시간)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올 2월 28일 발발한 이란 전쟁의 종전을 위한 협상을 하기로 했다. 양측이 7일 ‘2주 휴전’을 합의한 지 4일 만이다.

양측의 협상 대표로 미국에서는 ‘미국 2인자’ J D 밴스 부통령,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특사, 재러드 쿠슈너 전 백악관 선임고문 등이 나섰다. 정치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밴스 부통령은 1979년 이란의 이슬람혁명 이후 이란과의 대면 회담에 나서는 미국 최고위 인사다.

이란에서는 갈리바프 의장, 아바스 아라그치 외교장관, 혁명수비대 간부 등이 협상을 맡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갈리바프 의장과 아라그치 장관이 9일 이미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같은 날 이란 매체들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 등을 문제 삼으며 두 사람의 도착 사실을 부인했다.

양측은 이번 전쟁 발발 이후 이란이 봉쇄 중인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의 재개방,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 이란이 보유한 우라늄 등 주요 쟁점에 대한 현격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밴스 부통령의 전격적인 등판에도 불구하고 협상 타결을 낙관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 호르무즈 입장 차이 여전

트럼프 대통령은 9일 트루스소셜에 이란이 휴전 합의 당시 호르무즈 해협의 한시적 개방을 약속했지만 이를 어기고 해협을 지나는 각국 선박에 ‘통행료(fee)’를 부과하고 있다며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그는 8일 미 ABC방송 인터뷰에서 통행료를 받아 미국과 이란이 나눠 가지는 ‘공동 사업(Joint Venture)’을 추진할 뜻을 밝혔지만 이날은 통행료를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통행료가 이란의 핵, 미사일 개발 자금으로 쓰일 수 있는 데다 항행의 자유가 보장된 호르무즈 해협에서 통행료를 받는 것이 국제법 위반이란 일각의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란의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9일 성명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관리 수준을 새로운 차원으로 격상하겠다”고 밝혔다. 또 “우리를 공격한 침략자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그들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며 미국으로부터 전쟁 배상금을 받아내겠다는 뜻도 드러냈다.

갈리바프 의장 또한 미국과 맺은 휴전 합의에는 이스라엘이 레바논 공격을 중단하는 내용도 포함됐다며 레바논 사태가 진정되지 않으면 미국과 회담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양측의 이견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통행 또한 쉽지 않은 형편이다. 영국 BBC에 따르면 휴전 개시일인 7일부터 10일 오전까지 나흘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15척에 불과했다. 대부분 이란 화물을 실었거나 이란과 우호적인 나라의 선박들이다. 비(非)이란 선박의 통행이 거의 막힌 것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9일 NBC방송에 “이란 지도자들은 (미국과의) 회담 자리에선 언론에 밝히는 것과 매우 다르게 이야기한다. 그들은 (회담 때) 훨씬 합리적”이라고 했다. 밴스 부통령은 10일 파키스탄으로 떠나기 전 취재진에 “협상이 긍정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에 관한) 명확한 지침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 파키스탄 경비 삼엄… 협상장 세레나 호텔 거론

로이터통신, 파키스탄 일간지 ‘돈’ 등에 따르면 대면 회담이 열릴 이슬라마바드에는 이미 1만 명 이상의 군경이 배치됐으며 곳곳에 검문소와 바리케이드가 설치됐다. 블룸버그통신은 도로 곳곳이 컨테이너로 봉쇄되고 무장 병력이 배치된 이슬라마바드가 사실상의 ‘보안 요새’나 다름없다고 논평했다.

회담 장소로는 도심의 5성급 호텔 ‘세레나’가 유력하다. 호텔 측은 12일까지 일반인 출입을 금했고 일반 투숙객 또한 모두 퇴실시켰다. 인근 매리엇 호텔에서도 비슷한 통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의 관저, 군 보안시설 등도 회담 장소로 가능하다고 본다. 미국의 중동전문매체 MBN은 양국 대표단이 회담장에서 각각 다른 방에 있고 파키스탄 관계자들이 오가며 메시지를 전달하는 식의 회담이 열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란#미국#호르무즈 해협#휴전 협상#레바논#도널드 트럼프#이슬라마바드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트렌드뉴스

트렌드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