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예산남용 美노동장관 사임…트럼프, 한달반새 女장관 세번째 교체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4월 21일 16시 15분


안보-법무장관 이어 사실상 경질
이란전쟁으로 지지율 떨어지자
중간선거 앞두고 쇄신 이미지 부각

AP 뉴시스
AP 뉴시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20일 로리 차베즈더리머 노동부 장관의 사임을 발표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세 번째 장관 교체로, 세 명 모두 여성 각료이다. 최근 한 달 반 사이 각료 세 명이 연달아 교체된 데 대해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 등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크게 하락하는 상황에서 국정 쇄신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또 표면상으론 ‘사임’이지만, 차베즈더리머 장관의 비위에 대한 감찰이 수개월째 진행됐다는 점에서 사실상 경질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 예산 남용, 사내 불륜, 괴롭힘, 음주근무 의혹 줄줄이

이날 스티븐 청 백악관 공보국장은 X를 통해 “차베즈더리머 장관이 민간 부문 자리를 위해 행정부를 떠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장관은 미국 노동자를 보호하고 공정한 노동 관행을 확립했으며, 미국인들이 삶을 개선할 수 있도록 새로운 기술을 습득할 수 있게 돕는 등 탁월한 성과를 거뒀다”고 했다. 키스 손덜링 노동부 부장관이 장관 대행을 맡게 될 예정이다.

이 같은 백악관의 공식 설명에도 불구하고 외신들은 트럼프 2기 내각 각료에 대한 세 번째 경질로 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차베즈더리머 장관은 올 1월 내부 고발이 제기된 후 석 달 이상 감찰 조사를 받아 왔다”고 보도했다.

미 언론들에 따르면 노동부 직원들은 차베즈더리머 장관이 거짓 출장을 꾸며 정부 예산으로 개인 여행을 갔고, 경호원과 불륜을 저질렀다는 내용 등을 담은 진정서를 제출했다. 또 근무시간에 술을 마시고, 직원들을 괴롭혔다는 증언도 담겼다. 이 같은 의혹의 은폐를 지시한 장관 비서실장과 부비서실장 등 고위 보좌관들의 직무도 정지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차베즈더리머 장관은 정치적 성향과 상관없이 직원들로부터 업무와 동떨어진 인물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고 지적했다.

장관뿐 아니라 그의 남편이자 마취과 의사인 숀 더리머도 노동부 여직원들을 성추행했다는 논란을 일으켰다. NYT는 “숀 더리머는 노동부 내 젊은 여성 직원들과 문자를 주고받고, 껴안기도 했다”며 “급기야 워싱턴 경찰에 성폭력 신고가 접수돼 그의 노동부 출입이 금지됐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모든 혐의를 부인했고 성범죄 혐의에 대한 기소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 중간선거 앞두고 내각 쇄신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6.04.02.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6.04.02.워싱턴=AP/뉴시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5일 크리스티 놈 미 국토안보부 장관을 경질한 데 이어 이달 2일 팸 본디 법무장관까지 교체했다. 모두 트럼프 대통령의 충성파로 꼽혔던 인물이다. WP는 “차베즈더리머 장관은 워싱턴의 노동부 본부 건물 옆면에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이 담긴 초대형 배너까지 설치했었다”고 보도했다.

이날 존 닐리 케네디 공화당 상원의원(루이지애나)은 “차베즈더리머 전 장관의 사임 결정은 옳았다고 본다”고 했다. 톰 틸리스 공화당 상원의원(노스캐롤라이나)도 “후임자 인준 투표에 참여할 의원들이 지명자에 대한 검증을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며 “과거에 관대하게 여겨졌던 부분에 대해서도 이제는 의심을 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 전까지 논란을 일으킨 각료들을 추가 교체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교체 대상으로는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 캐시 파텔 연방수사국(FBI) 국장 등이 거론된다. 러트닉 장관은 성범죄자인 제프리 엡스타인 문건에 이름이 250차례 등장해 논란이 됐다. 또 개버드 국장은 이란 전쟁 반대 발언, 파텔 국장은 음주와 업무 태만 등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이날 차베즈더리머 장관은 X를 통해 “캘리포니아주 시골에서 복숭아를 포장하던 첫 직장에서 근면 성실의 가치를 알게됐다”며 “민간​​ 부문에서 앞으로 펼쳐질 미래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로리 차베스-디레머#미 노동부#각료 교체#비위 의혹#감찰 조사#성추행 논란#중간선거#내각 쇄신#공화당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트렌드뉴스

트렌드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