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트럼프 “이란과 14일 합의 서명”…혁명수비대 “절대 없을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6월 14일 02시 21분


SNS에 “핵 찌꺼기 희석-파괴…호르무즈 전면 개방”
14일 트럼프 80세 생일…백악관 UFC 관람 일정
이란 혁명수비대 “서명 없을 것…자기 생일날 고집”
NYT “이란 동의 여부 불확실…만약 한다면 전자서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5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 일정을 마치고 미국으로 향하는 에어포스 원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베이징=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5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 일정을 마치고 미국으로 향하는 에어포스 원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베이징=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 이란과의 합의안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명 직후에는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히 개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에 대한 이란 정부의 공식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14일에 서명이 없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 시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이란 핵협정(JCPOA)은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도록 하는 쉽고 아름다운, 순탄한 길이었다”고 비판하며 “그 협정대로라면 이란은 6년 전에 이미 핵무기를 보유했을 것이고 훨씬 이전에 사용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가 이란과 맺은 협정은 정반대”라며 “핵무기 보유를 막는 장벽(A WALL)”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실 이란은 더 이상 핵무기를 원하지 않으며, 구매, 개발, 또는 다른 어떤 형태의 조달을 통해서도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협정은 내일 서명될 예정이며, 서명 직후 호르무즈 해협은 모두에게 개방(OPEN TO ALL)될 것”이라고 했다.

합의안의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고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양해각서(MOU)는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역봉쇄를 해제하고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보다 상세한 협상을 위해 휴전을 60일 연장하는 내용을 담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미국과 이란의 관계가 변할 것이라는 언급도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관계는 이전 행정부들과는 완전히 다를 것이고 훨씬 더 나은 관계일 것”이라며 “오바마 행정부 시절 이란에 17억 달러 현금을 비롯해 수 천 억 달러를 지불했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어떠한 금전적 거래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당초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시작된 전쟁에 대해 배상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그에 대한 배상은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적절한 시기가 되어 모든 것이 평온해지면 우리의 훌륭한 B-2 폭격기와 뛰어난 조종사들 덕분에 화강암 산맥 깊숙이 묻혀 있는 ‘핵 찌꺼기’를 꺼내 이란이든 미국이든 상관없이 희석하고 파괴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고농축 우라늄을 핵 찌꺼기라고 지칭해왔다. 미국 혹은 이란에서 이를 처리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이란을 비롯한 중동 전체와 오랫동안 협력하기를 기대한다”며 “이 과정이 신속하고 쉽고 순조롭게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다시는 사용되지 않기를 바라는 최후의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대로 14일에 서명을 할 수 있을지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앞서 13일(현지 시간) ‘14일에는 서명이 없을 것’이라는 취지로 밝혔다. 이란 국영 IRIB 방송에 따르면 바가이 대변인은 “MOU 서명 시점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이어 “내일(14일)은 아니지만, 며칠 내로 서명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며 “상대방(미국)이 이 과정에 대해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고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고도 했다. 바가이 대변인은 “현재 논의 중인 이슬라마바드 양해각서는 전쟁 종식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현 단계에서는 핵 문제를 논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도 반발했다. 혁명수비대는 미국과 이란이 14일 합의안에 서명할 것이라는 보도를 부인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그날 합의안에 서명해야 한다고 이례적으로 고집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혁명수비대는 텔레그램 게시물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이란 협상팀에 대한 시험”이라고 지칭하며 “이란 협상단이 양해각서가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았고 일요일 서명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명확히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나온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생일인 6월 14일을 고집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혁명수비대는 “일부 관찰자들은 그(트럼프)의 이러한 주장이 이번 기회를 상징적으로 활용하고 개인적인 홍보 행사로 전환하려는 욕구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NYT는 “이란이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핵 협상에 동의할지 여부를 아직 알 수 없고 회의적으로 바라볼 이유가 충분하다”며 “또한 이란의 핵무기 비축량이 정확히 어떻게 될지도 알 수 없다”고 평가했다. NYT는 이란이 아직 공식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확인해주지 않았다고도 했다.

미국과 이란의 MOU 서명 방식과 주체 등에 대해 NYT는 “만약 핵 협정 체결이 성사된다면 직접 대면 서명보다는 전자 서명 방식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80세 생일인 14일 워싱턴에 머물며 백악관에서 열리는 UFC 경기를 관람할 예정이다. 때문에 서명식이 열리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대면으로 참석할 가능성은 다소 적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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