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서 화물선 피격…이란 “지정 항로 벗어나면 안전 보장 못해”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6월 26일 07시 20분


美 “이란이 공격”…국제해사기구 “선박 철수 잠정 중단”

17일(현지 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인근 호르무즈 해협에서 소형 모터보트 한 척이 정박 중인 선박들 사이를 지나고 있는 모습. 반다르아바스=AP/뉴시스
17일(현지 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인근 호르무즈 해협에서 소형 모터보트 한 척이 정박 중인 선박들 사이를 지나고 있는 모습. 반다르아바스=AP/뉴시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화물선 한 척을 공격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번 피격으로 미국과 이란이 지난주 체결한 종전 양해각서(MOU)의 이행 여부가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MOU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상선들의 안전한 통행을 보장할 것을 요구한다.

25일(현지 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는 이날 싱가포르 선적 컨테이너선 ‘에버러블리’호가 오만 다히트항에서 남동쪽으로 7.5해리 떨어진 해상에서 우현을 발사체에 맞았다고 밝혔다.

이번 공격으로 선박의 조타실이 손상됐다.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선박 추적 사이트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이 선박은 이라크 움 카스르에서 화물을 선적한 뒤 싱가포르로 향하는 중이었다. 100일 넘게 호르무즈 해협에 갇혀있던 이 선박은 이날 오전 해협 입구로 이동을 시작했다.

미국 당국자들은 선박이 이란에 의해 피격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는 미국과 이란이 지난주 전쟁을 종식하고 핵심 해상 수송로 재개방을 추진하기 위해 체결한 MOU 이행 여부를 시험하는 성격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번 공격은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이란이 지정한 항로를 이용할 때만 안전한 통항이 가능하며 이를 지키지 않는 선박에는 대응하겠다고 밝힌 직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격 이후 이란 페르시아만해협청(PGSA)은 엑스(X·옛 트위터)에 “우리가 지정한 항로가 아닌 경로를 이용하는 선박은 안전 통항을 보장받을 수 없다. 또한 보험 보호, 관련 배상 책임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승인되지 않은 항로를 이용함으로써 발생하는 모든 결과에 대한 책임은 선주와 선사, 선장에게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전날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선박들을 이동시키기 위한 계획을 발표했으나, 이날 피격으로 해당 계획을 잠정 중단한다고 전했다. 아르세니오 도밍게스 IMO 사무총장은 “해당 지역 모든 선박의 안전 조치를 재확인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공격받은 선박이 IMO의 공식 철수 계획에 따라 항해하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중동 전쟁#이란#호르무즈 해협#피격#화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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