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이란 반다르아바스 인근 호르무즈 해협에서 소형 모터보트가 정박 중인 선박들 사이를 지나가고 있다. AP/뉴시스
이란 혁명수비대가 25일(현지 시간) 중동의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싱가포르 선적의 컨테이너선 ‘에버러블리’호를 공격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영국 해양 위기관리 업체 뱅가드 등이 전했다.
이라크에서 화물을 선적한 뒤 이란 전쟁 여파로 페르시아만에 갇혀 있던 에버러블리호는 최근 미국과 이란이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이란의 봉쇄가 풀릴 조짐을 보이자 이란 남부 해안이 아닌 오만 해안을 따라 이 해협의 통과를 시도했다. 그러자 이란 측은 자신들이 지정한 항로를 이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고도 없이 자폭 드론 등을 통해 에버러블리호를 공격했다.
선체에 일부 파손이 있으나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혁명수비대 측은 “우리와 운항을 조율해야 하며, 오만 영해를 이용하는 대체 항로를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공격은 MOU의 핵심 내용, 즉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통항’을 흔드는 도발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란이 이 해협을 지나는 각국 민간 선박의 안전한 통항을 보장하는 대신 미국 또한 이란산 원유에 관한 일부 제재를 완화해 주기로 했지만 정면으로 위배한 것이다. 이번 공격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으며, MOU 체결 후 이 해협이 완전 개방됐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장을 정면으로 뒤집는 결과라고 뉴욕타임스(NYT)는 논평했다.
한편 26일 해양수산부는 이 해협 안쪽에 대기하고 있던 한국 국적 선박 8척이 해협을 빠져나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당초 26척이었던 이 해협 일대의 한국 선박은 5척만 남았다. 5척에 승선 중인 한국 선원은 17명이다. 이 중에는 지난달 초 이란에 피격됐으며 현재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수리 중인 ‘HMM나무’호도 포함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X에 “수리 중인 나무호, 화물 문제로 잔류 의사를 밝힌 1척 등 2척을 제외한 나머지 3척도 주말 안에 빠져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조현 외교부 장관 또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과의 통화에서 호르무즈 해협 내 선박의 자유롭고 안전한 통항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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