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살 아들 조현서 군이 부산에서 역주행 차량 사고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뒤, 아버지가 아들이 키우던 고양이 ‘레오’ 시선으로 가족의 슬픔과 회복을 그린 그림책 《레오가 먼저 울었어요》를 펴냈다. 사고 가해자에게는 금고 3년이 선고됐으며,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사진=이음서재 제공)
“자식을 잃은 부모는 어떻게 하루를 살아갈까.”
단장의 슬픔이라 부른다. 창자가 찢어지는 고통보다 더 깊은 아픔이다. 감히 헤아릴 수도 없는 고통이다.
그림책 ‘레오가 먼저 울었어요’(조현서 지음)는 남겨진 자들이 다시 살아가는 법에 대한 가장 조용한 이야기다. 이 책은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필자는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길 때마다 눈물이 고였고, 끝내 울음을 터트렸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 세상을 떠난 아들을 기억하는 마음
16살 아들 조현서 군이 부산에서 역주행 차량 사고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뒤, 아버지가 아들이 키우던 고양이 ‘레오’ 시선으로 가족의 슬픔과 회복을 그린 그림책 《레오가 먼저 울었어요》를 펴냈다. 사고 가해자에게는 금고 3년이 선고됐으며,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사진=이음서재 제공) 책 말미 작가 소개란에는 “별나라에 있는 열여섯 살 소년입니다” 라고 적혀 있다.
책의 작가 조현서 군은 지금 이 세상에 없다. 2024년 5월, 부산에서 역주행 차량 사고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이 그림책은 세상을 떠난 아들을 기억하고 싶은 아버지의 마음으로 만들어졌다. 출간일 역시 아이가 세상을 떠난 날과 같다.
그림책 속 ‘레오’는 실제로 조현서 군이 구조해 키운 반려묘였다. 가족이 겪은 아픔을 함께 견뎌낸 또 하나의 가족이었다. 때문에 이 책은 허구가 아닌 ‘기억’이며, 상상이 아닌 ‘증언’이다.
■ “멈춰버린 시간 속, 조용히 다가온 존재”
16살 아들 조현서 군이 부산에서 역주행 차량 사고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뒤, 아버지가 아들이 키우던 고양이 ‘레오’ 시선으로 가족의 슬픔과 회복을 그린 그림책 《레오가 먼저 울었어요》를 펴냈다. 사고 가해자에게는 금고 3년이 선고됐으며,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사진=이음서재 제공) 그림책 ‘레오가 먼저 울었어요’는 레오의 시선으로 그려진다. 아픔 속에 무너졌던 가족이 천천히 다시 숨을 쉬고, 슬픔을 안고 살아가는 모습을 조용히 보여준다.
현서가 집에 오지 않던 어느 날부터 가족의 일상은 멈췄다. 엄마와 아빠는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했고, 무너져 내린 집 안은 깊은 침묵에 잠겼다. 그 시간을 조용히 채운 존재가 있었다. 바로 현서가 키운 반려묘 ‘레오’다.
레오는 말없이 가족 곁을 지켰다. 엄마 앞에서 재롱을 부리고, 하지 않던 애교도 부리며 가족에게 작은 웃음을 선물했다. 부모는 그런 레오에게 “있는 그대로여도, 너를 사랑한다” 고 말한다.
■ “괜찮아, 울어도 돼”… 부드럽게 스며드는 조용한 위로
16살 아들 조현서 군이 부산에서 역주행 차량 사고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뒤, 아버지가 아들이 키우던 고양이 ‘레오’ 시선으로 가족의 슬픔과 회복을 그린 그림책 《레오가 먼저 울었어요》를 펴냈다. 사고 가해자에게는 금고 3년이 선고됐으며,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사진=이음서재 제공) 그림은 부드럽고 따뜻하다. 수채화처럼 번지는 색감은 슬픔을 폭력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천천히 독자의 마음에 스며든다. 말문이 막힌 이들에게 “괜찮아, 울어도 돼”라고 손 내미는 듯하다.
아이들을 위한 동화이자, 상실을 견디는 어른들을 위한 위로인 이 책은 또 다른 누군가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가족의 깊은 상실과 회복을 담은 이 그림책은 현실 속 사고의 아픔을 떠올리게 한다.
현서는 2024년 5월 부산에서 중앙선을 침범한 차량과 사고를 당해 세상을 떠났다. 사고 가해자인 60대 A씨는 부산지법에서 금고 3년을 선고받았으며,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관련 기사)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