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량 7.2㎎ 임상서 72주 후 체중 평균 20.7% 감소
세마글루타이드 성분 주요 약물 3종류 메디케어 약가인하 타깃
비만 신약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노보 노디스크 제공)/뉴스1
글로벌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비만 약 ‘위고비’와 관련해 일희일비를 겪고 있다. 고용량 약물 임상시험에서 기존 용량 대비 체중이 더 감소한 데이터를 확보했다. 하지만 비만 치료제를 비롯해 같은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으로 제조된 당뇨병 치료제 등이 미국 공보험 약가인하 대상으로 지정됐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노보노디스크는 최근 고용량 위고비 7.2㎎의 효능과 안전성을 연구한 임상시험에서 기존 용량 대비 더 우수한 효능을 확인했다.
해당 임상은 스텝 업(STEP UP) 연구로 위고비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 7.2㎎과 2.4㎎, 가짜 약(위약)을 비교하는 시험이다. 시험 대상자는 제2형 당뇨병이 없는 비만 환자 140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공통으로 생활습관을 개선하면서 각 용량의 치료제와 위약을 투여받았다. 세마글루타이드 7.2㎎을 투여한 대상자는 투약 72주 후 체중이 평균 20.7% 감소했다. 2.4㎎을 투여한 환자는 같은 기간 평균 17.5% 줄었다. 위약은 2.4% 감소했다.
세마글루타이드 7.2㎎을 투여받은 대상자의 33.2%는 72주 후 25% 이상 체중 감소에 성공했다. 2.4㎎은 16.7%, 위약은 0%를 나타냈다. 7.2㎎은 기존 용량과 위약에 비해 18.7% 더 체중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성과 관련해 가장 흔한 부작용은 위장관 부작용이었다. 대부분 경미하거나 중등증을 나타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감소했다. 기존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 약물과 유사한 수준을 나타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올해 안에 학회 등을 통해 발표될 예정이다. 제2형 당뇨병을 앓고 있으면서 비만인 성인을 대상으로 세마글루타이드 7.2㎎의 효능 등을 확인하는 스텝 업 T2D(스텝 업 제2형 당뇨병) 결과는 몇 달 안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노보노디스크가 이번 연구결과를 확보해 시장 경쟁력을 더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공보험 부문에서는 약가가 인하될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 보건복지부는 최근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서비스 센터(CMS)를 통해 메디케어 파트D에 따라 보장되는 15가지 약물을 가격협상 대상으로 선정했다.
이번 가격협상은 인플레이션감소법(IRA)에 따라 올해 안에 진행된다. 지정된 약물을 보유한 제약사는 오는 2월 28일까지 협상 참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제약사가 협상에 참여할 시 CMS는 의약품의 임상적 이점과 미충족 수요 수준, 인구에 미치는 영향, 생산과 유통 관련 비용 등을 고려해 약가를 협상한다. 타협이 이뤄진 가격은 오는 2027년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노보노디스크 약물은 세마글루타이드로 제조한 비만 치료제 위고비를 비롯해 제2형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 경구용 약물 ‘리벨서스’ 등이 지정됐다. 이외에는 △화이자 ‘이브란스’ △BMS ‘포말리스트’ △GSK ‘트렐리지 엘립타’·‘브레오 엘립타’ △베링거인겔하임 ‘오페브’ 등 총 15종이 선정됐다.
CMS에 따르면 이번에 선정된 약물 15종의 2023년 11월에서 지난해 10월 사이 재정 지출은 약 410억 달러로, 전체 비용에 14%가량을 차지한다. 앞서 지정된 1차 약제 10종의 약제비를 더하면 처방 약 전체 지출의 약 1/3을 차지하는 규모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2기 정부도 약가인하 등을 통해 재정 지출 감축을 목표하고 있지만 직접적인 약가 규제보다 복제약이나 바이오시밀러 출시를 촉진하는 간접적인 방식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약가 협상 과정 등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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