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중 10초 이상 호흡 정지 상태가 지속되는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Obstructive Sleep Apnea·OSA)을 앓는 사람들은 파킨슨병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지만, 초기 단계에서 지속적 양압 기도 호흡기(CPAP)를 사용하면 그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은 수면 중 목 근육이 이완되어 기도가 막히면서 숨을 쉬기 위해 반복적으로 잠에서 깨어나게 되는 질환이다. 이러한 수면 방해는 혈중 산소 수치를 낮춰 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일(이하 현지시각) 공개된 이번 연구 내용은 오는 4월 5일부터 9일까지 미국 샌디에이고와 온라인에서 열리는 제77회 미국신경학회(American Academy of Neurology) 연례 회의에서 발표될 예정이라고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의 과학 뉴스 사이트 유레크얼러트(EurekAlert)가 보도했다.
미국 오리건 주 VA 포틀랜드 헬스케어 시스템의 연구자들은 20년 이상의 의료 기록을 검토하여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을 앓는 재향군인 약 160만 명과 OSA가 없는 재향군인 약 1000만 명을 비교 분석했다.
연구진은 수면 무호흡증 진단 후 5년 동안의 파킨슨병 발병률을 조사했다. 연령, 성별, 흡연과 같은 건강 요인을 조정한 후, 수면 무호흡증 환자들이 수면 무호흡증이 없는 사람들에 비해 1000명당 1.8건 더 높은 파킨슨병 발병률을 보인다는 것을 알아냈다.
파킨슨병은 치매 다음으로 흔한 퇴해성 뇌 질환이다. 수면 장애는 파킨슨병 환자에게 가장 흔한 비운동성 증상 중 하나다.
가장 주목할 연구 결과는 OSA 진단 후 2년 이내에 CPAP를 사용하면 파킨슨병의 위험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CPAP를 사용하지 않은 사람과 비교했을 때 발병률이 1000명당 2.3건 적었다. 하지만 2년이 넘어 사용한 환자들은 무사용자와 비교해 발병률(1000명당 각각 9.5건과 9.0건)에 차이가 거의 없었다.
지속적 양압 기도 호흡기(CPAP)는 압력을 가한 공기를 마스크를 통해 전달하여 수면 중 기도를 열어주는 장치다.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은 흔한 질환이며, 이전 연구에서는 치료하지 않을 경우 심장마비와 뇌졸중의 위험이 증가한다고 밝혀졌다”라고 VA 포틀랜드 헬스케어 시스템의 연구자인 그레고리 D. 스콧(Gregory D. Scott) 박사가 말했다.
“이번 연구는 수면 무호흡증이 파킨슨병의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지만, 진단 즉시 CPAP를 사용하면 이를 예방할 수 있다는 희망적인 결과를 제공한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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