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시작된 투자 비용을 넘어선 높은 매출을 꾸준히 발생시키는 상품을 흔히 ‘캐시 카우’(cash cow)라고 부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프로그램인 ‘윈도우’(Window), 애플이 선보인 세기의 발명품 ‘아이폰’ 등 굴지의 기업에는 ‘캐시 카우’가 회사의 성장을 든든하게 뒷받침해주고 있고, 새로운 ‘캐시 카우’를 만들어내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게임 산업 역시 이와 비슷한 개념이 존재합니다. 바로 게임 IP(지식재산권)가 그것입니다. 게임은 하나의 IP를 다양한 플랫폼에 새로운 형태로 개발하여 출시하여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확장성을 지닌 산업입니다.
실제로 현재 국내 게임 매출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넷마블의 ‘RF 온라인 넥스트’와 넥슨의 ‘마비노기 모바일’은 2004년 출시된 온라인게임 IP로 개발된 작품이고, 이외에도 무수히 많은 사례가 존재할 만큼 성공한 IP는 시장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합니다.
이처럼 게임 산업에는 단순히 성공을 넘어 오랜 시간 회사의 매출을 책임져 주는 효자 IP 작품이 존재하는데요. “잘 키운 IP 하나 10개 게임 안 부럽다.”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국내 게임사들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는 IP는 과연 무엇이 있을까요?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자료 출처-게임동아)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네오플이 개발하고 넥슨이 서비스 중인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입니다. 2005년 서비스를 시작한 ‘던파’는 중국에 진출해 전 세계 8억 5,000만 명이 넘는 누적 이용자 수를 기록한 넥슨의 대표 스테디셀러 중 하나로, 중국 진출 10년 동안 누적 매출 150억 달러를 기록할 정도로 엄청난 성공을 거둔 작품입니다.
이 ‘던파’는 2022년 국내에 모바일 버전인 ‘던파 모바일’을 출시한 이후 2년이 지난 2024년 중국 텐센트를 통해 중국 시장에 진출했는데요. ‘地下城与勇士: 起源’(지하성과용사: 기원)이라는 타이틀로 출시된 ‘던파 모바일’은 정식 서비스 이후 중국 내 모든 모바일 플랫폼의 인기 순위 1위와 매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얻었습니다.
왕성한 업데이트를 진행 중인 던파 모바일(자료 출처-게임동아) 글로벌 데이터 지원 업체인 센서타워는 출시 이후 단 2개월 동안 ‘던파 모바일’이 중국 앱스토어에서 올린 매출만 3억 5천만 달러(한화 약 4,85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했는데요. 이것은 안드로이드 마켓은 제외한 수치로, 중국 내의 앱스토어 비중이 15%에 불과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실로 엄청난 기록입니다.
여기에 던파의 개발사 네오플이 던파 IP를 기반으로 개발한 콘솔 & PC 액션 게임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싱글 콘솔 액션 게임으로 처음 선보인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스팀 매출 순위에서 글로벌 4위, 미국 3위를 기록하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크로스 파이어(자료 출처-게임동아) 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지만, 스마일게이트의 FPS 온라인게임 ‘크로스파이어’ 역시 대표적인 게임 시장의 효자 IP로 손꼽히는 작품입니다.
2007년 스마일게이트에서 개발한 ‘크로스파이어’는 첫 출시 당시 만해도 그다지 높은 인기를 누리지 못하는 게임이었지만, ‘천월화선(穿越火線)’이라는 타이틀로 중국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인지도가 완전히 달라지게 됩니다.
중국서 드라마로 제작됐다.(자료 출처-게임동아)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중국 시장에서 뜨거운 인기를 얻게 된 ‘크로스파이어’는 2022년 누적 매출 135억 달러(한화 약 18조 원)에 달하는 매출과 동시 접속자 400만 명을 기록할 만큼 중국의 ‘국민 FPS 게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미국 ‘포브스’가 선정한 단일 게임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게임으로도 선정될 만큼의 엄청난 성과였죠.
특히, ‘크로스파이어’는 e스포츠에서도 두각을 드러내어 ‘CFS’(크로스파이어 스타즈)라는 자체 e스포츠 대회를 매년 개최 중인데,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200개의 팀. 1,500명에 달하는 선수가 참가할 만큼 엄청난 규모로 진행되는 중일 만큼 대표적인 e스포츠 대회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배틀그라운드(자료 출처-게임동아) 크래프톤의 ‘PUBG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도 빼놓을 수 없는 작품입니다. 2017년 출시된 ‘배틀그라운드’는 전세계에 ‘배틀로얄’ 장르를 유행시킬 정도로 엄청난 파급력을 불러온 게임이었는데요. 출시 3일 만에 1,100만 달러(한화 약 122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콘솔, PC, 모바일 등 현존하는 모든 플랫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는 중입니다.
이 ‘배틀그라운드’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높은 인기를 유지 중인데, 전 세계 최대 인구수를 자랑하는 인도와 중국에서 그야말로 대박을 터트렸습니다. 중국에서 ‘화평정영’(和平精英)이라는 타이틀로 서비스 중인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매년 수천억 이상의 매출이 발생하고 있고, 인도에서는 약 6천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국민 게임’으로 자리를 잡기도 했습니다.
화평정영(자료 출처-게임동아) 특히, 인도의 경우 중국과 국경 분쟁으로 인한 여파로 몇 차례 서비스가 종료되기는 했지만, 2023년 다시 서비스를 시작. 2024년 3주년 이벤트에서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하는 등 여전한 인기를 보여주는 중입니다.
이외에도 2001년 중국 진출 이후 현재도 매년 수백억 원 이상의 매출이 발생하고 있는 위메이드의 ‘미르의 전설’, 매년 신작이 공개되어 동남아 시장에서 기록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등 국내 게임 시장에는 다양한 효자 IP가 존재합니다.
여전히 활발하게 출시 중인 라그나로크 IP(자료 출처-게임동아) 다만 이들 IP 중 상당수는 대부분 2000년대 초중반에 출시됐던 온라인게임으로 이뤄져 있는데요. 모바일을 넘어 콘솔 & PC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있는 국내 게임 산업에 새로운 히트 IP가 등장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모습이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