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영국에서 태어난 지 39일 된 신생아가 선천성 심장 질환을 제때 발견하지 못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원인은 심실중격결손(VSD)으로, 조기 진단과 정기적인 검사만 있었다면 막을 수도 있었던 비극이었다.
영국 매체 더 선은 최근, 생후 1개월 된 아기 에스메 애킨슨이 선천성 심장질환인 VSD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아기는 태어난 지 6시간 만에 산소 수치 문제로 신생아 집중치료실(NICU)로 옮겨졌다. 그러나 당시 엑스레이 검사에서는 이상이 발견되지 않아 퇴원했고, 가족은 안심했다.
처음엔 건강해 보였던 에스메는 시간이 지날수록 수유량이 줄고 얼굴이 창백해지며 구토를 하기 시작했다.
사망 당일, 아기의 엄마는 수유 도중 에스메의 오른쪽 눈꺼풀이 떨리는 것을 발견했다.
이후 병원으로 향해 응급처치와 심폐소생술을 받았지만, 끝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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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검 결과, 에스메의 사망 원인은 ‘심실중격결손’ 때문이었다.
VSD, 가장 흔한 선천성 심장병…그러나 놓치기 쉬워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심실중격결손은 심장의 우심실과 좌심실 사이에 생긴 구멍으로 혈류가 그 사이를 지나다니는 선천성 심장 질환이다.
태어날 때 부터 존재하는 이 질환은 다운 증후군 같은 유전 질환과 연관이 있다.
태아기에 과도한 알코올이나 항간질약물 등에 노출되면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 또 임신 초기에 풍진에 감염되면 태아의 심장 기형을 초래할 수 있다.
에스메 역시 유전적 요인이 의심됐다. 부모는 심장병 병력이 없었으나, 엄마의 일란성 쌍둥이 자매가 심장 질환을 앓은 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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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SD는 선천성 심장 질환 중 가장 흔하며, 대개 우연히 들리는 심잡음을 통해 발견된다.
심실중격결손이 크면 심부전증, 폐동맥 고혈압 등의 증상이 심하게 나타난다.
아기의 경우 ▲ 숨이 참, ▲ 우유나 모유를 먹기 어려움, ▲ 더딘 체중 증가, ▲ 땀을 많이 흘림, ▲ 잦은 호흡기 감염 및 폐렴 등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작은 결손은 합병증만 없다면 수술 없이도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며, 자연적으로 구멍이 막히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합병증의 위험이 있어 정기적인 진료와 심장 초음파 검사가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소아의 경우 대개 6개월에 한 번, 성인의 경우 2~3년에 한 번 검사를 권장한다.
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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